[단독] 파격 승진 女부사장, 경쟁사 사장으로… 어수선한 삼성SDS

입력 2023-06-14 04:08

삼성SDS에서 ‘차세대 젊은 리더’라 불리며 파격적인 승진을 했던 여성 부사장이 최근 퇴사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해당 부사장이 경쟁사 대표로 자리를 옮긴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인재 관리에 소홀했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전직 임원의 기술 유출 논란으로 삼성전자가 송사에 휘말린 상황과 맞물려 경쟁사 이직에 대한 부정적 반응까지 쏟아졌다.

13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SDS A부사장이 퇴사했다. A부사장은 지난 2021년 12월 삼성SDS에서 “차세대 젊은 리더를 양성하겠다”면서 40대 임원 승진 인사를 할 때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승진 인사 당시 삼성SDS는 “클라우드로의 정보기술(IT)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급변하는 IT 시장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를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A부사장은 삼성SDS의 클라우드 사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상품혁신 업무를 맡았다. 그는 삼성SDS를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클라우드 사업자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삼성클라우드플랫폼(SCP)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지난해 매출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A부사장이 퇴사하자 직원들 사이에서 ‘인재관리 소홀’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혁신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수장 자리에 앉혔는데, 약 1년6개월 만에 퇴사를 선택한 데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A부사장이 ‘경쟁사’로 이직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만에 기름을 끼얹었다.

IT 업계에선 A부사장이 한국IBM 사장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BM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을 중심축으로 사업을 재편 중이다. 영역별 자동화 솔루션을 앞세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올릴 계획이다. A부사장이 삼성SDS에서 쌓은 경험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삼성SDS 내부에선 사실상 ‘기술 유출 사태’가 벌어진 것과 다름없다는 격한 반응도 제기된다.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자료가 통째로 중국에 넘어갈 뻔한 사건이 발생하다 보니 임원의 경쟁사 이직을 한층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정도의 대우를 받고 가기에 주목받던 인물이 회사를 떠나 경쟁사로 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전성필 조민아 김혜원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