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늪’에 다시 빠진 민주당… 친명조차 ‘출마 반대’

입력 2023-06-14 00:03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조 전 장관 페이스북 캡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내년 4월 총선 출마설이 불거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조국의 늪’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특히 친명(친이재명)계 내부에서도 조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조 전 장관 출마에 강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어 출마 움직임이 가시화될 경우 민주당은 또다시 계파갈등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13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의 출마설과 관련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본인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더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으며 현명하게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마 반대 입장을 에둘러 피력한 것으로 해석됐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전략적으로 사전에 심사하고 고려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조 전 장관이 아직 재판도 끝난 상황이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친명계 내부에서는 총선 유불리를 판단하기 힘들다는 신중론을 펼치는 의원이 많다. 한 친명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강성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시킨다는 측면에서는 ‘조국 카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만하다”면서도 “그러나 조 전 장관이 출마하면 중도층이 떨어져 나갈 우려도 크다”고 지적했다.

비명계는 ‘조국 출마’에 결사반대 스탠스를 고수하고 있다. 비명계 중진인 이원욱 의원은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약 (조 전 장관이) 민주당에 입당해 출마한다면 ‘조국의 늪’에 빠져 총선에 굉장히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조국의 강’ ‘김남국의 늪’, 또다시 ‘조국의 늪’에 빠지기 시작하면 공정 문제를 다시 꺼내들기 굉장히 힘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시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분(조 전 장관)이 어떤 정치적인 플랜을 가지고 움직임을 가지든 (민주당은) 철저히 무관심해야 된다”면서 “조 전 장관이 (총선에) 나오려 한다면 왜 지금 이 상황에서 정치를 하려 하는지 이유를 설명해야 하고, 국민이 실망한 지점에 대해 구체적이고 진정성 있는 설명이나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여권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나온다니까 이건 퉁쳐서 상쇄되지 않을까 그렇게 본다”고 지적했다. 우 전 수석 출마설을 악재로 받아들이는 국민의힘을 거론하며 조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민주당 내에서는 ‘조국 출마’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친명계인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권 심판론’으로 반드시 가야 되고 그 심판론에 적당한 인물이라면 그 누구도 막아서는 안 된다”면서 “거기에 정치적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 내년 총선 승리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에게 ‘검찰 독재 대항마’라는 상징성을 입혀 내년 총선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의 연장선상에 있는 발언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