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여성 고객을 상대로 마약을 판 영업직원(일명 MD)과 공급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마약 구입자 중에는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와 모델 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A씨(34)와 B씨(32)를 구속해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마약을 구매하거나 건넨 6명도 함께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클럽 MD인 A씨는 지난해 1~4월 B씨로부터 케타민, 엑스터시, 대마 등을 공급받아 손님에게 판매하고 일부는 직접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의 범행은 경찰이 지난해 4월 해당 클럽 손님인 여성 C씨(25)를 마약 투약 혐의로 검거하면서 꼬리가 밟혔다. C씨는 구독자 80만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로 알려졌다.
경찰은 C씨 조사 과정에서 고소득층 인사 4명도 마약을 투약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들 중엔 모델, 전문직 종사자 부인 등이 포함됐다. C씨에게 처방전 없이 케타민을 제공한 의사도 함께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 전원이 A씨를 통해 마약을 구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A씨가 윗선 격인 B씨와 접촉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형사 10여명을 투입해 잠복 끝에 이들을 검거했다. B씨는 마약유통 등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출소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A씨를 통해 마약 판매루트를 확보하려 했다고 한다.
경찰은 B씨에게서 100여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대마 0.72g, 케타민 3.46g, 정체불명의 알약 330정 등을 압수했다. A씨와 B씨가 마약을 팔아 챙긴 돈 1526만원에 대해선 기소 전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