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후 일방적 선교시대 벗어나 다중심, 전 방향으로 진행 중”

입력 2023-06-14 03:03
강대흥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이 1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2023년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에서 비서구권 중심의 선교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선교역사학자 앤드루 월스는 2000년 역사의 세계교회 물줄기를 바꾼 세 번의 전환점을 언급했다. 초대교회 시절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전 세계로 흩어져 예수를 전파한 사건, 5세기 유럽이 복음화되면서 크리스텐덤(기독교제국) 시대를 이룩한 점, 그리고 세 번째 전환점은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세계 선교 지형이 바뀌면서 세계 기독교 시대가 열린 바로 지금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1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2023년 제8차 세계선교전략회의(NCOWE·엔코위)’를 개막했다. ‘다시 그곳에서’(엡 2:10)라는 주제로 16일까지 열리는 엔코위는 세계 복음화를 위한 한국 선교의 방향을 모색한다.

엔코위는 1990년 1차 회의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7차례 대회를 치르며 한국선교 과제에 대한 전략을 논의했다. KWMA는 매일 설교와 주제 강의를 통해 ‘선교와 거룩’ ‘한국 선교와 세계 기독교’ ‘남겨진 과제, 발견할 과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최선’을 주제로 다룬다.

KWMA 이사장 이규현 수영로교회 목사는 개회 예배에서 “지구촌 사건 사고는 우연히 일어나는 것 같지만 구원을 이뤄내기 위한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 속에 움직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한국의 이주민이 증가하는 가운데 우리가 마주한 다민족사회는 하나님의 뜻이자 새로운 도전”이라며 “하나님은 모든 이들이 차별을 느끼지 않고 예배하는 것을 원하신다. 한국교회는 복음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래 시대에 한국교회 선교는 현지인과 동역하는 선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인(local)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교 전략, 현지인 중심의 네트워크, 무엇보다 기도의 능력을 강조했다.

첫날 주제 강의에선 서구 중심 선교의 한계 극복이 논의됐다. 한철호 미션파트너스 대표는 ‘세계 기독교와 한국 선교’ 강의에서 “코로나 팬데믹의 가장 큰 깨달음은 지역의 중요성”이라며 “팬데믹 후 선교는 서구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중심적이고 쌍방향적 혹은 전 방향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재부흥과 선교 회복도 주변부에서부터 일어나야 한다. 한국 선교 중심부가 모색해야 할 점은 회개와 태도의 변화”라고 밝혔다.

홍현철 한국선교연구원장은 ‘한국 선교사의 현황’ 강의를 통해 “선교 사역의 구체적 내용과 현장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듣는 것은 성숙한 선교를 이루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또 세계 선교지의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선교사와 선교단체, 파송교회 간의 적극적 논의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세계선교협의체의 업무 협약식도 진행됐다. KWMA는 중화기독교연합파송사역촉진회, 아시아선교협의회(대표 강대흥 선교사)는 아시아복음주의연맹과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새로운 국제 선교운동에 협력하기로 했다.

평창=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