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국내 최초 초대형 해상풍력 전용 설치선을 바다에 띄우며 해상풍력발전소 건설사업을 본격화한다.
현대건설은 1만4000t급 해상풍력 전용 설치선 ‘현대프론티어호’가 정부 국책과제로 선정된 지 6년 만에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출항한다고 13일 밝혔다. 현대프론티어호는 이날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출항식을 마쳤다.
현대프론티어호는 길이 85m, 폭 41m, 높이 6.5m로 바다 위에서 해상풍력 터빈 인양부터 운반과 설치까지 모두 가능한 국내 유일 해상풍력 전용 설치선이다. 유속과 파고의 영향이 큰 해상에서 정확한 위치를 유지하는 다이내믹 포지션 시스템, 수면 위로 선체를 들어 올려 고정하는 재킹 시스템 등을 갖췄다. 이 배는 1200t 선박 일체형 크레인을 탑재해 10㎿ 규모 고성능 터빈을 설치할 수 있다. 최대 100m까지 연장할 수 있는 지지 구조(레그) 등으로 해수면으로부터 130m 높이 터빈도 안전하게 설치 가능하다고 현대건설은 설명했다. 천영길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산업실장은 축사에서 “현대프론티어호 개발로 설치 안정성이 확보되고 시간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국내 해상풍력 보급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프론티어호는 첫 실전 현장으로 다음 달 제주 한림해상풍력발전 현장 터빈 설치공사에 투입된다. 이곳은 현대건설이 사업 발굴, 지분 투자, 금융 조달, EPC(설계·시공·조달)까지 프로젝트 전반을 주도하는 국내 최대 해상풍력발전단지다. 5.56㎿급 발전기 18대가 100㎿ 전력을 생산한다. 현대건설은 자회사 현대스틸산업과 함께 하부 구조물 제작·설치, 상부 터빈 및 해저 케이블 설치 등 핵심 공정을 수행 중이다.
현대스틸산업은 해상풍력발전기 하부 구조물 제작, 발전기 자재 설치, 준공 후 유지 보수까지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의 모든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전남 광양에 33만㎡ 규모 대형 해상풍력 기초구조물 제작 전용 공장을 운영한다.
해상풍력 기초 제작 부문 시장점유율이 97%다. 이청휴 현대스틸산업 대표이사는 인사말에서 “현대프론티어호는 국내 해상풍력 건설 분야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원 개발을 위해 해상풍력 분야 선두에서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국내 최초인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건설에 참여한 뒤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 역량을 강화 중이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친환경 수소 개발과 함께 해상풍력발전사업에 적극 참여하며 신재생에너지 부문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우건설이 글로벌 해상풍력 전문 개발회사 코리오제너레이션과 업무협약을 맺고 부산에서 개발 중인 고정식 해상풍력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인증기업인 노르웨이 DNV와 국내 해상풍력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올해 4월 체결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