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 인재 양성” 미래에 투자하는 게임사들

입력 2023-06-14 07:01
게임 산업계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①엔씨소프트 프로젝토리, ②카카오게임즈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 ③컴투스 최동원 야구교실 육성 지원금 기탁, 왼쪽 아래부터 ④넥슨 푸르메재단 병원 재활치료, ⑤크래프톤 정글 교육과정 모습. 각 게임사 제공

미래 세대를 향한 게임 산업계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제는 사회 공헌 활동에서 ’청소년’ ‘어린이’ 등의 키워드는 빼놓을 수 없을 정도다. 게임사 입장에서 젊은 층은 주된 소비자이기도 하지만 IT 관련 산업이 각광받으면서 해당 분야 인재 양성에 관한 관심과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측면도 있다.

게임사의 사회 공헌 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두는 교육이다. 게임사가 가장 잘하는 ‘코딩’에 대한 청소년의 관심이 근래 부쩍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인력 구인난이 심화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인재 육성에 대한 투자는 해당 분야 인력난 해소와 고용 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 게임사는 사회적 책임 활동에 교육을 빼놓지 않고 있다.

크래프톤은 ‘정글’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5개월간의 몰입 경험, 자기 주도적 학습, 팀 기반의 협업 등의 교육과정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10월 60여명 규모의 1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단계적으로 연 1000명 규모까지 확대해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개발자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산하 NC문화재단은 청소년 창의 활동 공간인 ‘프로젝토리’를 서울 대학로에 운영하고 있다. 프로젝토리의 가장 큰 특징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낸 도전정신에 있다. 총면적 약 450㎡ 규모의 공간에는 자유 작업공간 외에 기획 공간, 도구 및 재료 공간, 녹음실, 회의실, 도서관, 휴게실 등이 마련돼 있다. 또한 전자, 음향, 목공, 미술 작업 등을 위한 150종 이상의 도구와 각종 재료를 비롯해 영감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아날로그 자료가 완비돼 있다. 프로젝토리는 미국 스탠포드대, 서울대, 막스플랑크 뇌공학연구소, 실리콘밸리 등 국내외 유수 대학 및 연구기관의 선진화된 교육 시스템을 적극 도입한 결과물로 알려져 있다.

스마일게이트에서 운영하는 창의교육 시설 ‘퓨처랩’은 2016년 첫걸음을 떼 2만여명의 아동·청소년 교육생을 배출했다. 스마일게이트 사옥에 조성한 퓨처랩은 200평 남짓의 공간에 철물점, 주방 등이 들어서있다. 학교 교실과는 사뭇 다른 공간이다. 퓨처랩을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이욱정 PD는 앞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퓨처랩은 기존 학교의 틀을 깼다. 창의적인 환경을 만들어주고 촉매로 선생이 아닌 작가가 있다. 결국 완성하는 건 아이들”이라고 평가했다.

웹젠은 지역사회와 연계한 ‘청소년 코딩공작소’ ‘굿게이머 교실’ 등을 통해 청소년 교육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청소년 코딩공작소는 코딩 교육 내용을 실생활에 응용하는 오프라인 경연 프로그램 ‘챌린지 프로젝트’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더해 게임 과몰입 예방을 취지로 한 굿게이머 교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넥슨은 어린이 의료 후원으로 유명하다. 2005년 소아병동 방문으로 아픈 아동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넥슨은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뜻을 두고 푸르메재단에 2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쾌척하며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5560평 지상 7층, 지하 3층 규모의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설립에 일조했다. 개원 후에는 발달장애, 재활, 감염관리 등의 명목으로 수십억원의 운영 기금을 기탁했다. 또 대전에 최초의 공공 어린이 재활 전문병원 건립을 위해 100억원의 기부 약정을 맺는가하면 서울대병원과는 국내 첫 독립형 어린이 단기의료돌봄 시설 건립을 위해 100억원을 선뜻 쾌척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게임을 매개로 한 부모와 자녀의 소통에 방점을 찍은 사회 공헌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넷마블에서 짧은 주기로 열고 있는 ‘게임소통교육’은 게임에 대한 부모-자녀간 인식 차이를 좁히고 게임의 순기능을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초등학교를 방문하거나 방학 기간 가족 캠프를 병행하고 있는데, ‘자녀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졌다’는 반응으로 학부모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게임콘서트’ ‘게임아카데미’ 등 가족 단위의 중장기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어 건전한 게임 문화 조성에 힘쓰고 있다.

게임사의 특징을 십분 살린 청소년 공헌 사업도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를 통해 게임 문화 접근성이 낮은 지역사회 또는 장애 아동·청소년 등에게 게임 콘텐츠 체험 기회를 주고 있다. 이동식 버스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와 함께 즐기는 ‘4D VR 게임 버스’, 눈을 감고 촉각을 이용해 블록을 완성하는 ‘점자블록 게임’ 등 다채로운 놀이 콘텐츠를 담아 지역사회 아동들을 직접 찾아간다. 야구 게임으로 유명한 컴투스는 야구 게임을 출시하면서 ‘최동원 야구교실’에 유소년 선수 육성 지원금을 전달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