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그 날 바람이 불 때 동산에 거니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아담과 그의 아내가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은지라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부르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디 있느냐 이르되 내가 동산에서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내가 벗었으므로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창 3:8~10)
하나님의 “네가 어디 있느냐”(9절)는 질문은 참 이상한 말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아담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실 리 없기 때문입니다. 아담에게 다시 묻습니다. “누가 너의 벗었음을 네게 알렸느냐.”(11절) 하나님은 왜 이런 사태가 초래됐는지 정말 모르셨을까요. 그럴 리 없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먹은 직후 자기들이 벗은 줄 스스로 알게 됐습니다.
하나님은 세 번째 질문을 연이어서 하십니다. “내가 네게 먹지 말라 명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먹었느냐.”(11절) 하와는 뱀의 유혹을 단호히 물리치지 못한 채 선악과를 먹었고 아담도 하와의 말을 뿌리치지 못하고 선악과를 먹었습니다. 하나님은 이 사실을 모두 아셨음에도 이들에게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질문하십니다.
하와에게 던진 네 번째 질문은 폐부를 찌릅니다.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하였느냐.”(13절) 하와는 하나님처럼 된다는 뱀의 유혹에 넘어갔습니다. 하나님의 권위 아래 있어야 할 인간이 하나님을 의심하고 그 권위를 넘보았습니다. 이 또한 하나님은 다 보고 알고 계셨습니다.
네 번째 질문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의도는 첫 번째 질문부터 포함되어 있었지만 알아채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질문이 거듭되면서 네 번째 질문에 이르러 하나님의 마음을 명백히 알 수 있게 됩니다. 무슨 대답을 기대하셨을까요. “하나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하나님을 의심했고 교만했습니다. 하나님께 반역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라고 말했어야 했습니다.
사실 하나님께서 첫 번째 질문을 던지셨을 때 한걸음에 달려 나와 용서를 빌었어야 했습니다. 아담을 찾으실 때가 회개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라도 하나님 앞에 엎드려 용서를 구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의도가 명백히 드러난 네 번째 질문이 던져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서로를 탓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죄는 참으로 무섭고 두려운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도 이길 수 없었고, 이스라엘 백성도 이길 수 없었습니다. 죄를 이기고 승리하신 분은 모든 역사를 통틀어 오직 한 분, 예수 그리스도뿐입니다. 그래서 원시 복음이라 일컬어지는 ‘여자의 후손’에 대한 승리의 예언이 오랜 세월을 지나 강렬한 빛으로 비췹니다. 그 빛을 바라봅니다. 우리에게 비추어주신 삼위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날마다 쓰러지는 우리에게 진정한 능력이요 참된 소망이 됩니다. 오늘도 우리는 별수 없이 죄에 쓰러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을 믿고 그 은혜 안에서 구원의 기쁨, 승리의 기쁨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유영업 목사(김포장로교회)
◇유영업 목사는 경북대를 졸업한 후 선교단체 학생신앙운동(SFC) 간사, 대안학교 교목과 교장, 교회 부교역자로 섬겼습니다. 개혁주의 교회 건설의 꿈을 안고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에는 동 대학원과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에서 기독교윤리학과 기독교교육학을 전공하였습니다. 현재 경기도 김포에서 김포장로교회를 개척해 3년째 섬기고 있는데 구래동 땅에 지속 가능한 교회를 세우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비전을 발견하는 20대 크리스천을 위한 52가지’ ‘크리스천 부모학교’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