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보단 거룩이 중요” VS “NCCK 탈퇴보다 기구 개편”

입력 2023-06-13 03:02
“연합보다 더 중요한 것이 거룩이다.” “탈퇴보다는 기구 개편이 필요하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탈퇴 여부를 둘러싼 입장차는 팽팽했다. 기감의 최대 연회인 중부연회(김찬호 감독)는 12일 인천 남동구 만수교회(성요한 목사)에서 ‘교회입장에서 바라본 WCC·NCCK 대책 세미나’를 열고 연구자들의 입장을 청취했다.

웨슬리안조직신학연구소 임성모 박사는 “NCCK가 1970~1980년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 바는 크지만 그 여파로 진보적 인사들이 조직을 장악하게 됐다”며 “교회 연합과 교회를 섬기는 것보다 그들의 의제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됐고 소수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동성애를 지지하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임 박사는 “NCCK가 달라지지 않으면 감리교단은 탈퇴해야 한다는 것이 지난해 행정 총회와 올해 중부·충청연회에서 드러난 교회의 정서”라며 “중지를 모아 감리교단의 입장을 분명히 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감리교미래정책연구원 이상윤 원장은 유보적 입장을 드러냈다. 탈퇴 일변도의 주장 대신 기구 개편 혹은 대타협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원장은 “연회가 상회(총회)에 압박을 넣는 데까지 온 이상 정치 지형의 변화를 노릴 필요가 있다”며 “지금 중부연회의 탈퇴론은 약간 더 앞으로 나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탈퇴 주장은) 집이 좁다고 냉장고를 걷어내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찬호 감독은 개회예배 설교에서 “우리 성도들의 기도와 헌금으로 이뤄진 연합기관이 차별금지법을 지지하고 교회가 싫어하는 동성애를 지지한다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연합보다 중요한 것이 거룩”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