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초 수출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반도체·중국 부진 완화됐다

입력 2023-06-13 04:08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12일 컨네이너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관세청은 지난 1~10일 통관 기준 수출액 잠정치가 152억7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 1~10일 수출액이 4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수출 감소세가 저점에 근접한 거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설 연휴 조업일수 영향을 받았던 지난 2월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서 긍정적 전망에 힘이 실린다. 주력 품목 중 자동차와 조선업 수출액이 급증하면서 반도체 수출액 감소분을 상쇄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다만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에도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여전히 적자에 머물러 수출 회복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관세청은 1~10일 통관 기준 수출액 잠정치가 152억7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50억8400만 달러) 대비 1.2%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1~10일 기준 수출액이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이다. 다만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 2월의 경우 설 연휴 기간이 포함된 전년 동기 대비 조업일수가 2일 많았다. 기저효과 탓에 큰 의미는 없었다. 반면 이달 1~10일의 경우는 전년 동기와 조업일수 차이가 0.5일에 불과하다. 엇비슷한 조업일수 속에서도 소폭이나마 반등했다는 점에서 조심스레 긍정적 평가가 뒤따른다.


자동차와 조선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1~10일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7.1% 급등했다. 선박 수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61.5%나 늘었다. 두 업종의 활약으로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1.1%나 급감했는데도 전체 수출액이 플러스를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 반도체 수출액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5월 누적 수출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3.6%로 자동차(11.6%)와 엇비슷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수출 지형도 변화도 감지된다. 1~10일 지역별 수출액을 보면 미국(6.9%)과 유럽연합(26.6%)은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반면 1~10일 대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0.9% 감소했다. 부동의 수출액 1위 국가였던 중국을 미국이 제칠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1~5월 누적 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6%로 미국(18.0%)과 불과 1.6% 포인트 차이까지 좁혀진 상태다.

긍정적인 지표가 감지되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1~10일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7% 감소한 166억8100만 달러로 여전히 수출액을 상회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14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동안 무역수지 적자행진을 부른 주 원인인 원유와 가스 수입액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50.0%, 6.0%나 급감했는데도 흑자 전환을 하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추가 원유 감산을 선언한 점도 변수로 꼽힌다. 실질적인 수출 성적표인 무역수지가 개선되지 않으면 수출 반등도 빛이 바랄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무역수지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