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박영수 최측근 양재식 前 특검보 소환

입력 2023-06-13 04:04
연합뉴스

박영수(사진) 전 특별검사의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2일 박 전 특검 최측근인 양재식 변호사를 소환했다. 검찰은 조만간 박 전 특검도 출석시킨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양 변호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양 변호사는 2016년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특검보로 박 전 특검을 보좌했으며, 같은 로펌 소속으로 일했었다.

검찰은 대장동 일당이 박 전 특검에게 대장동 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200억원 상당의 대가를 약속하는 과정에서 양 변호사가 실무를 담당했다고 보고 사실 관계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양 변호사가 민간업자들에게 “박 전 특검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느냐”고 묻는 등 먼저 대가를 요구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던 2014~2015년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우리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우리은행은 당초 성남의뜰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했지만 최종 불참했고, 대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참여하겠다며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이런 결정 배경에 박 전 특검의 입김이 있었다고 의심한다. 결과적으로 우리은행이 컨소시엄 참여 대신 대출 쪽 역할만 하게 되면서 박 전 특검 측 몫도 애초 2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줄었다는 게 검찰이 보는 범행의 기본 구도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6년 11월 공직자인 국정농단 특검으로 임명되면서 거액 전달에 제약이 생기자 민간업자들이 화천대유에 근무하던 박 전 특검 딸을 통해 우회 지급하는 방안을 모색했을 가능성도 의심한다. 박 전 특검 딸은 화천대유가 소유한 대장동 아파트를 시세 절반 가격에 분양받아 특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범행을 공모했다는 양 변호사가 소환조사를 받은 만큼 박 전 특검 조사도 이번 주 내 이뤄질 수 있다. 박 전 특검은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다.

임주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