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터리산업협회의 ‘인터배터리 유럽(InterBattery Europe) 2023’ 행사가 ‘반쪽짜리’로 치러지게 됐다. 당초 계획보다 행사 규모가 대폭 줄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외 주요 2차전지 기업이 대거 불참을 결정한 탓이다.
12일 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14~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 총 73개 기업·정부기관이 참가한다. 주관사인 협회와 코트라(KOTRA), 지방자치단체 등을 제외한 기업 숫자는 59곳에 불과하다. 한국 기업이 50곳이고 중국 8개, 인도 1개다.
인터배터리는 지난 2013년에 시작한 2차전지 전문 전시회다. 올해 처음으로 해외에서 개최한다. 협회, 코엑스, 코트라가 공동 주최한다. 협회는 행사 기획단계에서 100개 기업이 참가하고, 전시회장에 200개 부스를 차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행사 규모가 계획 대비 약 36.5%에 그친 셈이다.
한국의 배터리 업계에서 대기업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LS일렉트릭, 한솔케미칼 정도만 참석한다. 나머지는 엔켐, 금양, 원준 등의 중견 중소기업이다. 대표 배터리 제조사라 할 수 있는 기업들은 협회와 인연이 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현재 협회장을 맡고 있고, 삼성SDI 이사회 의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직전 협회장이었다.
임원사 중 하나인 SK온은 불참을 결정했다. 또 다른 임원사인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도 줄줄이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는다. 협회 임원사 14곳 중 4곳만 이번 행사에 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원래 200개 부스를 모집하려고 계획했다가 신청 업체가 없고 분위기가 안 좋아 결국 70개 정도로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며 “협회 내에서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귀띔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쇼 인 쇼(show in show)’라는 독특한 형태로 치러진다.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유럽 최대 에너지 전시회인 ‘더 스마터 이 유럽(The Smarter E Europe)’이 열리는데, 인터배터리 유럽이 행사의 일부처럼 동시에 개최된다. 더 스마터 이 유럽 행사가 대부분 전시장(A1~6, B1~6, C1~4)을 사용하고, 인터배터리 유럽은 C3홀 1개만 쓴다. 그마저도 ‘일렉트리칼 에너지 스토리지(electrical energy storage) 유럽’ 전시회와 공유한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