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법원 출두 앞두고 극우단체 집결 계획… 美 긴장 고조

입력 2023-06-13 04:07
기밀문건 불법반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연방법원에 출두할 예정인 가운데 지지자들이 11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 앞에서 응원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기밀문건 불법반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3일(현지시간) 연방법원 출두를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저항하라”고 촉구했고, 이에 맞춰 극우 극단주의 단체 등도 집회 개최를 논의 중이다. 일부 친(親)트럼프 추종자들은 기소를 비난하며 총기 사용 위협까지 제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선거전략가였던 로저 스톤과의 인터뷰에서 “기소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저항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다”고 밝혔다.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기소에 대한 항의를 촉구한 것이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법원에 출두하는) 화요일 마이애미에서 만나자”고 적었고, 한 사용자는 “미국 국민에 대한 전쟁 선언이다. 워싱턴DC에서 부패를 불태울 때”라고 반응했다.

미 당국은 친트럼프 단체들의 집단행동 가능성이 관측되면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법 집행 당국은 잠재적 혼란에 대비해 경찰 휴가를 금지했고, 사복 경찰에게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제복을 입으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경찰 내부 문서에는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 마이애미 지부가 주최한 것으로 추정되는 집회가 언급됐다. 한 소식통은 “연방수사국(FBI)은 프라우드 보이스 같은 단체 여럿이 플로리다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려고 논의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 위협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물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내셔널 도럴’ 리조트 인근에도 지지자 집회가 예정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석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 모습. EPA연합뉴스

친트럼프 인사들의 도발적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측 인사인 카리 레이크 전 폭스뉴스 앵커는 조지아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잡으려면 나와 7500만명의 미국인을 거쳐야 한다”며 “우리 대부분은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전미총기협회(NRA) 카드 소지자”라고 말했다. 레이크는 또 이번 기소를 ‘불법’이라고 비난하며 “우리는 전쟁 중”이라고 했다. 폭력 위협을 암시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기소 이후 또다시 지지층 결집을 이뤄낸 것으로 나타났다. CBS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유거브와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1%가 공화당 대선주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23% 지지를 얻어 격차가 38%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지난달 조사에서 두 사람은 각각 58%, 22% 지지를 받았다.

이번 기소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견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그의 지지층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40%는 “더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고, 56%는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이상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나도 (기소를) 좀 즐기고 있다”며 “여론조사는 급증했고 소액 기부도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