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대부’ 소로스, 아들에게 32조 물려준다

입력 2023-06-13 04:04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가 11일(현지시간) 아들 알렉스 소로스에게 250억 달러 규모의 자산투자사업을 상속하기로 했다. 사진은 알렉스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것으로, 지난 2월 독일 뮌헨에서 부자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거물 투자가인 ‘헤지펀드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92)가 아들인 알렉산더(37)에게 250억 달러(약 32조2000억원) 규모인 자산투자사업을 물려주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알렉스는 재단과 가족 재산을 관리하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SFM) 투자위원회에 가족 구성원으로선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렉스는 소로스가 둘째 부인과 사이에서 낳은 두 아들 중 첫째로, 뉴욕대를 거쳐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5년 아버지가 만든 비영리단체 열린사회재단(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에서 이사로 임명됐다가 지난해 12월 이사장으로 선출됐으며, 소로스의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정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소로스의 대변인은 소로스 재산 250억 달러 대부분은 앞으로 수년간에 걸쳐 OSF로 넘어갈 예정이며 슈퍼팩에는 1억2500만 달러(약 1611억원)가 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OSF는 매년 15억 달러(약 1조9300억원)를 전 세계 인권 신장과 민주주의를 위해 일하는 단체에 지원하고 있으며 대학과 다른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 활동도 벌여왔다.

알렉스는 후계자 자격으로 가진 WSJ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중도좌파 성향이라고 소개하면서 아버지가 추구해온 진보적 의제들을 낙태와 투표권, 성 평등 등으로 더욱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기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자금을 쓸 것이란 의사도 피력했다. 그는 “아버지보다 (나는) 더 정치적이며 진보 정치인 후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헝가리계 유대인으로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소로스는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1350만 달러를 후원했다. 2008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후원하며 민주당의 큰 손으로 불렸다.

WSJ은 “소로스가 평소 OSF를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