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해외 유보금 8조 국내에 투자

입력 2023-06-13 04:07

현대자동차그룹은 주요 계열사 해외법인의 유보금 약 59억 달러(약 7조8000억원)를 국내로 들여온다고 12일 밝혔다. 본사 배당액으로 들어온 이 유보금은 전기차 투자에 활용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해외법인의 본사 배당액은 2020년 1억 달러, 2021년 6억 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13억 달러로 늘렸다가 올해 다시 큰 폭으로 증액했다. 현대차는 미국법인(HMA), 인도법인(HMI), 체코생산법인(HMMC), 기아는 미국법인(KUS), 오토랜드 슬로바키아(KaSK), 유럽법인(Kia EU) 등이 배당액을 늘렸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해외법인으로부터 21억 달러(약 2조8100억원), 기아는 33억 달러(약 4조4300억원), 현대모비스는 2억 달러(약 2500억원) 등을 각각 국내로 들여온다.

배당금은 현대차의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과 기아 오토랜드 화성의 목적기반차량(PBV)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 전환 등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을 확대하는데 주로 투입된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R&D) 투자에도 활용된다.

이처럼 해외 자회사가 거둔 소득을 한국에 들여오는 ‘자본 리쇼어링’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지난해 정부가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해 개정한 법인세법의 영향도 있다. 기존엔 해외 자회사의 잉여금이 국내로 배당되면 해당국과 국내에서 모두 과세된 뒤 일정 한도 내에서만 외국 납부세액이 공제됐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이미 과세된 배당금의 95%는 과세가 면제된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