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결점 테크니션’ 노박 조코비치(세계랭킹 3위·세르비아)가 명실상부 GOAT(역대 최고·Greatest of All Time)로 우뚝 섰다.
조코비치는 1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3시즌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카스페르 루드(4위·노르웨이)를 3대 0(7-6<7-1> 6-3 7-5)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단식 메이저대회 23번째 트로피를 거머쥐며 단독 최다 우승자로 올라섰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 10회, 윔블던 7회, US오픈 3회, 프랑스오픈 3회 우승했다. 종전까지 공동 1위였던 ‘흙신’ 라파엘 나달(15위·스페인)이 부상으로 주무대 프랑스오픈에 나서지 못한 가운데, 가장 취약했던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셈이다.
메이저 23회 우승은 지난해 은퇴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와 함께 1968년 오픈 시대(테니스 프로화) 이후 남녀 공동 1위다. 한 차례 더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다면 1960~1973년간 24회 우승한 마거릿 코트(호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조코비치는 “역사를 얘기할 때 사람들은 대부분 그랜드슬램이나 랭킹 1위 기간에 대해 말한다”며 “이 두 통계 모두 기록을 깨는 데 성공했고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역대 최장기간(387주) 세계랭킹 1위 기록도 갖고 있다.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 최고령 우승(만 36세 20일)을 갈아치웠다. 기존 기록은 지난 대회 나달의 만 36세 2일이다.
조코비치는 신성들을 줄줄이 격파하며 자신의 시대가 건재함을 과시했다. 준결승에선 2003년생이자 차세대 넘버원 주자인 카를로스 알카라스(1위·스페인)를 3대 1로 완파했다.
조코비치는 우승 후 ‘빅3’로서 자신과 함께 한 시대를 누린 나달과 로저 페더러를 언급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언제나 이 두 선수와 스스로를 비교해왔다. 제 경력에서 가장 위대한 라이벌이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선수로서의 나를 정의했고, 내가 거둔 성공은 우리가 겨뤘던 경기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페더러가 지난해 은퇴하고, 나달이 내년 은퇴를 예고했지만 조코비치는 계속해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아직도 최고의 테니스를 치고 싶다. 벌써부터 윔블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계 1위도 탈환 예정이다.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알카라스, 다닐 메드베데프를 각 1계단씩 끌어내리고 라이브랭킹 1위에 올랐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