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박사의 성경 속 이야기] 베다니 마리아의 나드향유

입력 2023-06-13 03:07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가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 하시니라”(막 14:9)

베다니(Bethany)는 예루살렘성에서 동쪽 여리고로 가는 길목인 약 3㎞ 지점의 감람산 남동기슭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현재 지명은 ‘엘 아자리에’(el-Azariyeh)라고 불리며 ‘나사로의 집’이란 뜻이다.(이곳은 죽은 나사로가 다시 살아난 장소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주님의 발에 향유를 부어 죽음을 목전에 둔 그 분의 마음을 헤아렸던 한 여인, 베다니의 마리아이다.

A.D. 30년 봄 산헤드린 공회에서 가야바가 “한 사람이 그 백성을 위해 죽으리라”고 예언한 후(요 11:47~53) 주님은 베다니의 나병환자였던 시몬의 집을 방문하셨다. 시몬은 나사로의 친구이거나 친척이었을 것이다. (한때) 죽었던 나사로도 주님 옆에 앉았다. 그곳에서 주님을 위한 잔치가 베풀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예전엔 문둥병자였지만 깨끗이 치유함 받은 시몬과 그리고 얼마 전 무덤에서 수족을 베로 동인 채로 소생, 부활(?)한 나사로를 기억하면서 조금 들뜬 기분으로 잔치음식을 나누었을 것이다.

흥겨운 저녁 만찬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을 때에 향유 항아리를 든 한 여인이 등장했다. 그 여자는 곧 순전한 나드 한 근을 가져다 주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분의 발을 씻겨드렸다.(당시 유대인은 특별히 초대한 손님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 존경심을 표현했다고 한다.) 마리아는 항상 주님 발아래 앉아 목마른 사슴과 같이 그 분의 말씀을 기다렸다. 그녀의 믿음은 주님이 머지않아 죽음을 맞이하실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마 26:12) 그러나 제자들은 (그것을) 믿지 아니하였다.

마리아는 가장 큰 슬픔에 빠져있을 때 주님도 눈물을 흘리시고 긍휼을 베푸셔서 오빠인 나사로를 살려주셨다. 마리아는 주님의 장사할 날을 위해 값비싼 향유 옥합을 고이 간직해두었다. 그녀도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요 11:32)라고 말씀드렸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가 하려고 하는 일은 소중한 친구들(혈육)과의 만남도 아니며 또한 자신의 필요한 간청을 토로하는 것도 아니었다. 더 나아가 주님께 세상의 시험과 유혹에서 이길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얻고자 나온 것도 물론 아니었다. 오직 그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의 전부를,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아 포로로 만드신 그 분께 아낌없이 부어드리기 위해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두려움 없이 나왔다. ‘오직 주님’ 만이 그녀의 영혼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진정한 예배자의 모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Arthur W. Pink)

그런데 제자 중 하나인 가룟 유다가 말하길, “이 향유를 어찌하여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지 아니하였느냐?”(요 12:5)고 비난했다. 성경에 기록된 최초의 그의 말이다. 그는 자신의 비천한 탐욕을 자선이라는 가면아래 숨기려 했다. 주님이 잡히시던 그날 밤에도 배신자 유다는 주님께 위선적인 입맞춤을 하였다.(마 26:48) 주님을 배반하는 자가 (어찌) 마리아의 아름다운 봉헌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마치 장미덤불 뒤에 사악한 뱀이 도사리고 있는 장면과 같지 않은가? 예컨대 그녀는 …(※전체 내용은 더미션 홈페이지(themission.co.kr)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