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4월, 타임지가 이례적인 커버를 선보였습니다. 타임지 역사상 처음으로 사진 한 장 없는 검은색 표지에 한 줄의 제목만이 써있었죠. 하나님은 죽었는가. 그리고 1971년 6월의 타임지는 다시 한번 세상의 주목을 받습니다. 히피처럼 생긴 예수 이미지 표지에 ‘예수 혁명’이라는 제목이 붙은 것이죠. 대체 5년의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1960~70년대는 미국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미국 청년들 사이에서는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과 회의가 점점 커졌고, 기성체제를 타도하기 위한 반(反)문화 운동(히피문화)도 거세게 확산됐습니다.
암울한 시기에 희망의 빛 같은 사건이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납니다.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으로 회심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죠. 이 역사적인 사건을 스크린에 담은 영화 ‘예수혁명(Jesus Revolution)’이 미국에서 화제입니다.
영화 예수혁명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젊은 히피 부부인 그렉 로리와 케이시는 삶의 의미를 찾으며 방황합니다. 그러던 중 히피 출신 설교자인 로니 프리스비를 만나 예수를 영접하고, 영적 각성 운동인 ‘예수 운동’을 이끌던 LA갈보리 채플의 척 스미스 담임 목사를 만나 삶의 의미와 진리를 깨달으며 점차 변화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 속 방황하는 히피였던 그렉 로리는 현재는 미국을 대표하는 교회 중 하나인 하베스트 크리스천 펠로우십(Harvest Christian Fellowship)교회의 담임목사로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영적 각성 운동인 예수운동.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미국의 2400개 이상 상영관에서 개봉하고, 박스오피스 순위 3위에 오르며 누적 흥행 수익 52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로튼 토마토에서는 99%의 관객 점수와 A+ 시네마스코어를 받았습니다. 특히 예수혁명을 감독한 존 어윈 감독은 로튼 토마토 역사상 처음으로 A+ 등급을 4개나 받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또한 영화 아바타를 제치고 5월 첫째 주 미국 내 DVD 블루레이 판매량에서 1위를 차지하기까지 했습니다.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한 영화가 기독교인뿐 만 아니라 대중적으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실제 영화 속 인물인 그렉 로리 목사는 크리스천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다양한 문제로 인해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젊은 세대를 보면 1970년대 당시, 답을 찾으려 했던 우리들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말하며 “그때 우리 세대가 희망이 필요했듯이 오늘날 젊은이들도 희망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영화 예수혁명을 감독한 존 어윈 감독은 “이 영화가 특별한 점은 1970년대 사건을 다룬 영화이지만 몇 분만 지나면 그 사실을 잊을 정도로 현실적인 영화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또한 신앙을 떠나 일반 대중에게도 주목받는 이유는 오늘날 우리도 묻고 있는 질문들인 ‘답은 어디에 있는가’ ‘왜 우리는 분열되어 있는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 말합니다.
크리스천 포스트 영화 평론가 레아 마리앤 클렛은 이 영화가 “히피나, 바리새파 종교인도 하나님의 구원 은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성경적 진리를 강조하고 있다”며 “가장 어두운 시대에도 예수님은 어떻게 움직이시는지, 우리의 삶에서 희망과 진정한 자유를 주기 위해 어떻게 일하시는지에 관한 이야기”라고 결론내립니다.
영화 속 히피 출신 설교자인 프리스비가 척 스미스 목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열린 문으로만 들어갈 수 있어요. 하지만 목사님의 교회는 문이 닫혀있어요.”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시대, 우리는 어떻게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주고 그들을 신앙으로 인도할 수 있을까요. 세상은 그때도, 지금도 우리에게 질문합니다. 새로운 예수 혁명을 위해 지난 예수 혁명에서 배울 이야기가 많습니다. 영화 예수혁명이었습니다.
조재현 PD choj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