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아들 학폭 지목 피해자 “이미 화해… 전학 원치 않았다”

입력 2023-06-12 04:08
뉴시스

이동관(사진)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아들에게 과거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지목됐던 A씨가 “약 10년 전 사건으로 ‘학교폭력 피해자’로 낙인찍혀 힘들어하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11일 언론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나는 진짜 학폭 피해를 본 다른 분들처럼 정신적으로 힘들어 상담받거나 외상이 생겨 병원에 간 적도 없다”며 “나를 학폭 피해자로 간주하며 조명하는 것이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라고 설명했다. A씨는 그러면서 “가해 학생이라 불리는 친구(이 특보 아들 B씨)로부터 사과받고 1학년 1학기에 이미 화해한 상황이었다”며 “뒤에는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2011년 하나고 1학년 재학 당시 B씨와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썼다.

특히 A씨는 일각에서 B씨의 학폭 근거로 드는 ‘진술서’에 대해 “내가 작성한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내용이 과장되거나 일방적 진술만 나열돼 왜곡된 부분들이 꽤 많다”고 지적했다. A씨는 “나의 피해 진술 내용은 모두 1학년 초반(3~5월쯤)에 있었던 일을 기술한 것”이라며 “그런데 이는 작성 시점(2학년 4~5월쯤)과 시간적 간격이 있어, 기억에 혼선이 있거나 다른 친구들의 피해 사례와 섞인 경우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어 “진술서는 B씨를 학폭위에 회부해 달라는 등의 취지로 작성한 게 아니다”라며 “당시 모 선생님에게 상담을 요청했더니, 선생님이 ‘일차적 상황 파악을 위해 겪었거나 알고 있는 피해 사례를 모두 적어 달라’고 요청했고, 공식적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다소 편한 마음으로 작성한 것”이라 털어놓았다. A씨는 또 “일방의 괴롭힘이 아닌 쌍방의 다툼 사례들이 있었음에도 내가 그 피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입힌 가해는 진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B씨에 대한 강제전학 조치 징계는 자신의 뜻과 달리 이뤄졌다고 밝혔다. A씨는 “나를 포함해 일부 학생이 작성한 진술서를 본 일부 선생님이 B씨에 대한 처벌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들었다”며 “이에 나는 진술서를 작성한 다른 학생과 같이 선생님들에게 찾아가 ‘우리는 (B씨의) 전학을 원치 않는다. 막아 달라’고 읍소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 이유에 대해 “이미 해결돼 잘 지내는 마당에 뒤늦게 이런 조치를 취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선생님은 피해 학생이라고 지목된 학생들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왜 그런 일을 당하고도 숨기려고만 하냐”면서 결정을 바꿀 수 없다고 했다고 A씨는 전했다. 결국 B씨는 전학을 갔다.

A씨는 “(B씨와) 올 4월에도 만나는 등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며 “내가 피해자였다면 그 당시 전학을 막아 달라고 읍소할 수 있었을지, 지금도 만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되물었다. A씨는 “학폭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면서도 자신의 사건에 대해선 “이 사안은 좀 다르다”고 강조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