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자 비긴즈] 1인다역 아내와 함께 순수한 기쁨으로 예배 준비

입력 2023-06-13 03:06

교회 개척을 하면 으레 ‘사모의 역할의 크다’고만 알았다. 그런데 경험을 해보니 그야말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 할 만큼 어마어마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마치 클래식 피자에 넘치도록 끝없이 추가할 수 있는 토핑 같았다. 아내는 성도들이 올 때 밝게 인사하며 맞이하는 안내자로서 웰컴 테이블에 놓인 촛불, 웰컴 레터, 오늘의 찬양이 담긴 악보, 예배 안내지 등을 설명하는 큐레이터 역할을 감당하며 자신의 역할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해 왔다.

지구마블 세계여행이라는 TV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보드게임 부루마블을 모티브로 여행 유튜브 콘텐츠와의 콜라보를 이룬 프로그램이다. 3명의 여행 유튜버가 주사위를 던져 나온 나라들로 이동하며 자신만의 여행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이를 유튜버 버전과 TV 방송용 버전으로 나누어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같은 사람의 이야기를 편집점을 달리해 다른 맛을 보여준다.

교회 공동체의 개척 과정도 닮은 점이 많다. 1인 크리에이터처럼 여행을 준비하며 방향을 잡고 아내와 딸이 같이 여행하듯 걸어왔다. 예배 순서, 대표 기도 유무, 웰컴 테이블 구성, 악보 준비, 찬양곡 수 등 준비해야 할 요소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신이 났다.

예배 설교가 정리되면 본문의 메시지와 조화를 이루는 곡을 보물찾기하듯 함께 찾았다. 어떻게 하면 예배의 자리에 오는 성도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공간에 들어설지 고민할 땐 생일파티에 친구들을 초대하는 아이의 순수한 기쁨이 우리 가정에 녹아들었다. 그렇게 예배를 채워갔다. (※전체 내용은 더미션 홈페이지(themission.co.kr)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이영은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