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취자 대응 등 일선 치안 현장을 맡은 순경·경장 계급 경찰관이 지난해 120명 넘게 퇴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처우는 다른 공무원 조직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대민 업무 스트레스가 압도적으로 큰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순경·경장 계급 경찰관 126명이 옷을 벗었다. 2020년 83명이던 것과 비교해 65.8%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23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선 셈이다. 비간부로 분류되는 경사급까지 확대해보면 2018년 126명에서 지난해 177명으로 늘었다.
순경에서 경장까지 최대 근속년수는 9년(최소 2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더 어린 연차의 경찰관 이탈은 더 가파른 추세다. 지난 2021년 기준 근속년수 5년 이하 경찰관 중 126명이 옷을 벗었는데, 이는 전년도(80명)보다 57.5%, 5년 전인 2017년(87명)보다 44.8% 늘어난 수치다. 입직한 지 몇 년 안 된 젊은 경찰관들의 퇴직 증가는 민원인으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가 많지만, 급여가 다른 공무원들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경찰 전체 퇴직자 수 역시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18년 2421명에서 2019년 2305명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이후 다시 증가하더니 지난해에는 3543명으로 집계됐다. 4년 사이 46.3% 급증했다. 계급별로 보면 근속승진 확대로 인원 자체가 늘어난 경감 퇴직자가 2018년 945명에서 지난해 2400명으로 전체 퇴직자 수의 67.7%를 차지했다.
휴직자 수는 2018년 2713명에서 2019년 3305명, 2020년 3723명, 2021년 4014명, 2022년 4686명으로 4년 사이 72.7% 증가했다. 정우택 의원은 “코로나가 끝난 이후 퇴직자 수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은 일선 경찰관의 근무 여건이나 열악한 처우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경찰청장이 신속하고 정밀하게 진단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