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천피(코스피 3000)’ 전망까지 나오고 있지만 국내 증권사에 대한 실적 기대감은 되레 가라앉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에 따른 차액결제거래(CFD) 손실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비용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1~8일 일평균 국내주식 거래대금은 17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 인공지능(AI) 등 주요 테마주가 활황이던 지난 4월 일평균 거래대금(26조400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5월 일평균(18조원)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일평균 거래대금도 상반기와 비슷한 19조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매매 수수료 증가는 증권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6%(1321억원) 늘어난 2조1401억원을 기록한 것도 주식매매 수수료가 증가한 결과였다. 특히 주식매매 수수료 수익 중심인 키움증권의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924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은 이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SG증권 사태에 따른 CFD 미수채권 발생액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끝까지 손실이 정산되지 않을 경우 미수금은 증권사가 떠안게 된다. 이에 대비한 비용인 대손충당금 적립금이 쌓일수록 실적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증권사별 8개 종목 관련 CFD 미수채권 규모 추정액’에 따르면 지난달 4일 기준 증권사 12곳의 CFD 미수채권 규모는 2521억여원으로 집계됐다. 한 증권사에서만 많게는 685억여원의 미수채권이 발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미수 채권은 전체의 20~30%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로선 부동산 PF 위험 관리를 위한 비용도 악재다. 금융당국은 최근 부실 징후가 있는 PF 대출에 대한 충당금을 신속히 적립하고 부실채권을 상각할 것을 증권사에 권고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