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기 저점 시사하는 지표들 증가로 선회”

입력 2023-06-12 04:07

한국 경제가 조만간 저점을 지나 반등할 것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이 나왔다. 최근 불거진 ‘상저하저’ 우려보다는 정부가 고수해온 ‘상저하고’에 부합하는 취지의 해석이다.

KDI는 11일 발표한 ‘6월 경제동향’에서 “한국 경제가 제조업 중심으로 부진하지만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은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내수 부진 완화로 급격한 하강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밝힌 것과 비교해 긍정적인 전망이다. KDI는 제조업과 수출 감소 추세가 누그러진 점에 주목했다. 국내 반도체 수출액 증가율은 지난 4월 41.0%에서 지난달 36.2%로 반등했다. 중국 상대 수출액 증가율도 같은 기간 26.5%에서 20.8%로 호전됐다.

소비 분야도 증가세는 다소 약화됐지만 심리 측면에서 오름세가 이어졌다. 4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의류 등의 준내구재 소비가 감소세로 전환하며 전월 대비 2.3% 감소했다. 기층 소비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도 5월 기준 98.0까지 올라 기준치인 100을 거의 회복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공급 측의 물가상승 압력 완화에 힘입어 지난달 3.3%까지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제조업 부진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국내 4월 전산업생산은 3월(2.0%)보다도 낮은 0.8%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반도체(-20.2%)와 전자부품(-30.0%)에서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제조업은 평균가동률이 71.2%로 하락하고 재고율이 130.4%까지 오르며 또다시 경기 침체를 견인했다. 다만 4월 부진한 지표는 조업일수가 줄어든 여파가 컸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