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가 갑자기 서로를 향해 “아들 의혹에 답하라”고 외치며 ‘아들 공방’을 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아들의 가상자산(코인) 업계 근무 사실을 지적하며 선공을 날리자 김 대표는 즉각 이 대표 아들의 도박·성매매 의혹을 꺼내 들며 역공을 폈다.
이 대표는 김 대표 아들이 코인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는 내용의 언론보도를 10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이젠 김기현 대표가 답할 차례”라는 한 줄짜리 메시지를 남겼다.
민주당도 김 대표를 향해 코인 보유 현황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김 대표 아들이 임원으로 근무하는 곳은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의 자회사”라며 “해시드는 수조원대 코인 사기 행각을 벌인 테라·루나의 초기 투자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가상자산 업계에 있는데 (김 대표가) 가상자산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하면 국민이 쉽사리 수긍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공개하고 결백을 증명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김 대표는 이 대표 아들 공격으로 맞받아쳤다. 김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서 “제 아들은 누구 아들처럼 도박하지 않는다. 성매매 의혹에 연루된 적도 없다”며 “어떤 경우에도 제 사랑하는 아들을 ‘남’이라고 말하지 않으며, 어떤 경우에도 형수님과 형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붓지도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이젠 이재명 대표가 답할 차례”라며 “이 대표의 아들이 상습 도박을 한 것은 사실인가. 이 대표의 아들이 성매매를 한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제 아들이 직원 30명 정도 되는 중소 벤처기업에 직원으로 취업한 게 뭐가 잘못된 일인가”라며 “회사 주식을 1주도 보유하지 않은 채 봉급 받고 일하는 회사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2021년 원내대표 시절 코인 과세 유예를 주장했던 것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이 코인 과세 유예 발언을 근거로 김 대표와 코인 업계 사이의 커넥션이 의심된다고 하자, 김 대표는 “아들이 취업한 때는 제 발언이 있은 후 5개월이나 경과한 2021년 11월”이라며 커넥션 의혹을 일축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대응에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렇게 발끈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떳떳하다면 동문서답도, 물타기도 하지 말고 본인과 가족의 가상자산 보유·거래 내역을 공개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신용일 박성영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