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논란 해소되나… SK온, 1년새 10조 확보

입력 2023-06-12 04:02
국민일보DB

배터리 제조사 SK온이 1년 만에 10조원 넘는 ‘실탄’을 확보했다. SK온을 둘러싼 ‘재무 건전성’ 논란을 잠재우고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이 최근 1년 새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약 10조77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유럽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을 통해 확보한 2조6000억원과 지난 5월 현대자동차·기아로부터 차입한 2조원이 대표적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로 2조원도 얻었다. 한투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1조2000억원을 유치했다. 지난달에는 MBK컨소시엄과 SNB캐피탈로부터 투자금 1조2400억원을 채웠다. SK온에 투자하는 MBK컨소시엄은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블랙록, 카타르투자청 등 탄탄한 재무적 투자자(FI)로 이뤄졌다. 시장에서 ‘자금 경색’ 우려가 돌기 시작한 지난해 말부터 계산하면 반년 만에 SK온이 쟁여놓은 자금은 8조1700억원에 달한다.

해외 공장과 관련해 재무적 호재도 있다. SK온은 현대차그룹과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북미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정부는 이 공장에 7억 달러(약 9000억원)가량의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보조금의 수혜 효과도 최소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 현대차그룹과의 합작법인 증설 투자금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었는데 이번 자금 조달과 AMPC, 수익성 향상으로 대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국·헝가리 공장과 경쟁사의 해외 공장 수율이 안정적 수준까지 올라오는 데 약 1년6개월에서 2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1분기 상업생산을 시작한 미국 공장은 올해 하반기 중에 완연한 가동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온의 누적 수주금액은 300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