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의 전국화… 34개 하수처리장 모두 필로폰 검출

입력 2023-06-09 04:03
국민일보DB

정부가 지난 3년간 전국 17개 시·도 하수처리장 34곳의 잔류 마약류를 분석한 결과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 전국적으로 필로폰 투약이 만연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역별로는 인천에서 전국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필로폰이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2022년 국내 하수처리장 중 일정 규모를 갖춘 34곳에 대해 ‘하수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를 조사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분석 대상인 불법 마약류 7종 중 필로폰은 34개 하수처리장 모두에서 검출됐다. 인구 1000명당 일평균 사용 추정량도 필로폰이 21.80㎎을 기록해 암페타민(4.22㎎) 엑스터시(2.09㎎) 코카인(0.45㎎) LSD(0.02㎎) 등 다른 마약류를 압도했다.

지역별로는 인천에서 3년 연속 가장 많은 필로폰이 검출됐다. 인천의 1000명당 하루 사용 추정량은 50.82㎎에 달했다. 식약처는 “정확한 원인을 추정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항만이나 대도시 등이 마약 접근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수역학은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하수유량, 하수 근처 인구수 등을 고려해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방식이다. 호주, 유럽연합 등에서 활용 중이다. 식약처는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포괄할 수 있도록 전국 17개 시·도별로 최소 1곳 이상의 하수처리장을 선정해 조사했다.

식약처는 “불법 마약류 근절을 위한 국제협력 강화 차원에서 이번 조사 결과를 ‘유럽 마약 및 마약중독 모니터링 센터’ 등 국제기관과 적극적으로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