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출 청구서’ 10월에 날아온다

입력 2023-06-09 04:03

2020년부터 계속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 조치가 오는 9월 종료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부실 위험 등이) 순조롭게 연착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유예 지원이 끊길 경우 대출 연체율이 급증해 시중은행 등 금융권 부실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8일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 연착륙 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금융위에 따르면 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100조원에서 올해 3월 85조3000억원으로 14조7000억원 감소했다. 차주 수는 43만4000명에서 38만8000명으로 4만6000명 줄었다. 비중이 가장 큰 만기 연장 차주 중 감소한 대출 잔액의 87%(10조4000억원)가량은 업황이 개선돼 자금 여력이 나아졌거나 저금리 대환 대출 프로그램의 덕을 봤다. 이외에 정부의 새출발기금이나 금융권 자체 채무 조정도 대출 잔액이 줄어드는 데 도움을 줬다.

위험도가 더 높은 것으로 여겨지는 상환 유예 차주의 경우 대다수가 ‘상환 계획서’를 쓰고 금리를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채무를 조정해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환 유예 차주 중 중점 관리 대상자의 98%인 1만4000여명이 계획서 작성을 마쳤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장 상황이 힘든) 이자 상환 유예 차주의 경우 대출 잔액이 1조4000억원에 불과해 부실률이 그렇게 높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은 걱정을 쉽사리 거두지 못하는 모습이다. 우선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대출 잔액 규모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315조750억원으로 전월(314조6360억원) 대비 4390억원 증가했다. 2월(5290억원)과 3월(4570억원), 4월(5850억원)에 이어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기존 대출을 갚는 대신 새로 빚을 내는 소상공인이 많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치솟고 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2020년 2분기 0.18%에서 3분기 0.19%, 4분기 0.26%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4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집계한 중소기업·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 평균치는 0.35%로 1년 전보다 0.12% 포인트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대출은 금리도 5% 이상으로 높은 상황이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신재희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