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기도의 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전국의 사역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다음세대를 겨냥한 학교기도 불씨운동이 최근 코로나 엔데믹과 함께 재점화하고 있다.
학교기도 불씨운동의 원조는 부산이다. 2016년 부산의 지역교회와 선교단체 청소년 담당자들이 의기투합해 운동을 태동시켰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번씩 각 학교에서 활동 중인 기도모임 소속 학생들을 중심으로 집회를 열었다. ‘더 웨이브’라는 집회 이름도 붙였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집회는 활기를 띠었다. 700명이던 1차 집회 참석자 수가 4차에는 4500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2020년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집회가 중단됐다. 각 학교에 세워졌던 기도모임도 위축되고 말았다.
학교기도 불씨운동의 스태프인 홍정수(참사랑교회 청소년부) 목사는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이전에 기도모임의 대표가 누군지, 어떤 학생이 모이는지 파악할 수 있는 학교가 174군데였다"며 "현재는 59군데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엔데믹과 함께 학교기도 불씨운동이 다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열린 오프라인 집회에 500여명이 모였는데 지난 3월 열린 14차 집회에는 1000여명이 모여 운동이 재확산 조짐을 보였다. 코로나 이후 운동의 가장 큰 변화는 부산이라는 지역의 경계를 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이 운동을 모티브로 서울에서 열린 '더 라이트' 집회가 대표적이다.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열린 집회에는 부산의 노하우가 그대로 옮겨졌다. 지난해 9월과 10월 철원과 제주, 양양에서 열린 '웨이크업' 집회도 학교기도 불씨운동의 하나다. 이 집회는 학원복음화인큐베이팅(대표 최새롬 목사)이 주관했는데 부산의 사역자들과 협력하며 행사의 기틀을 잡았다.
오는 9월 9일에는 '더 웨이브 창원' 집회가 가음정교회(제인호 목사)에서 열린다. 홍 목사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학교 기도모임은 신앙 성장의 발판이자 다음세대 전도의 중요한 장이다. 지역교회와 함께하는 학생 자발 운동을 지향한다면 학교기도 불씨운동의 노하우를 얼마든지 제공할 계획"이라며 "현재 대구와 목포 등에서도 기도집회를 열기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에 기도모임을 세우는 스쿨처치 사역자 나도움(스탠드그라운드) 목사는 "한국 학생들의 평균 등하교 시간을 기준으로 초등학생은 하루 6시간 중학생은 8시간 고등학생은 12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며 "다음세대를 살리기 위해서는 학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새롬 목사는 "합계출산율이 0.78명에 진입하면서 이제는 결혼과 출산만으로는 교회학교 생태계를 유지할 수 없다"며 "교회들도 다음세대 선교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 전략의 핵심은 학교"라고 강조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