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기업인 흉상’ 앞두고 찬반 여론전

입력 2023-06-09 04:04

울산시가 추진하는 ‘250억원대 울산 기업인 흉상’ 건립 사업을 두고 시민사회단체와 지역 정치권이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울산상의) 회장단은 8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기업 창업주 거대 조형물(흉상)’ 조성사업에 찬성하고 나섰다. 울산상의는 “울산을 있게 한 기업 창업가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장기적으로 울산에 대한 연고의식을 되살려 기업 이탈을 막고, 재투자 유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립 예정지인 대암댐 일원 주민, 울산여성팔각회, 교통문화시민연대 등 7개 시민사회단체도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울산 산업수도 초석을 마련한 기업인 조형물을 건립해 랜드마크화하자”고 밝혔다. 이들은 “산업수도 울산의 정체성을 지키고, 이를 랜드마크로 활용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라며 “재정 투입에 기업의 참여 등이 선행되면 산업도시에서 관광도시로 변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의당 울산시당과 울산시민연대 등 지역시민·노동단체는 시민 동의 없는 흉상 건립 예산을 시의회 차원에서 전액 삭감할 것을 촉구했다. 정의당 울산시당은 “흉상 건립 사업은 전국적인 조롱거리로 도시 이미지를 훼손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울산민주의정회는 흉상 건립 필요성에 대해 김두겸 시장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울산 기업인 흉상 설치 여부는 울산시의회에서 결정된다. 울산시의회는 13일 소관 상임위인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울산시 위대한 기업인 등에 관한 기념사업 추진 및 지원 조례안’과 관련 예산안 등을 심의한 후 21일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