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눈치작전… 지난달 계획 대비 실제 분양 22% 그쳐

입력 2023-06-07 04:06
사진=연합뉴스

거듭되는 분양 연기에 대기 물량이 쌓이고 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분양 계획 대비 실제 공급이 20%를 간신히 넘긴 가운데 이달에는 지난해보다 138% 많은 3만7733가구가 분양 예정 리스트에 올랐다.

6일 직방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31일 기준 이달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47개 단지 3만7733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 1만5877가구 대비 137.7%(2만1856가구)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1만7979가구, 지방 1만9754가구가 이달 분양을 계획 중이다. 수도권은 경기 9139가구, 서울 6047가구, 인천 2793가구다. 지방은 경남 3504가구, 강원 3105가구, 광주 2771가구, 대전 1974가구 등의 순으로 계획 물량이 많다.

이들 단지가 모두 공급으로 이어지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올해 분양 시장은 흥행을 위해 최적 시기를 노리는 건설업계 ‘눈치작전’과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이해충돌 등으로 상당수 공급 일정이 밀리는 추세다.

지난달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77.3% 많은 3만102가구가 분양할 것으로 조사됐지만 그중 시장에 나온 건 22.5%인 6765가구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5월 1만6977가구의 39.8%에 그쳤다. 분양 계획 물량 2만7399가구 중 43.4%인 1만1898가구만 시장에 풀린 지난 4월보다도 저조한 공급실적이다.

현재 시장은 미분양 2개월 연속 감소,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 등으로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공통 견해다. 최근 분양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았던 데다 미분양 감소폭(지난 3월 4.4%, 4월 1.0%)도 크지 않다. 김은선 직방 매니저는 “본격적 회복보다 1·3부동산대책 등 규제 완화책이나 연초 소폭 회복된 주택 매수심리 등이 일부 미분양 해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연기된 물량이 6월에 실제 분양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