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특급호텔 룸서비스에 떡볶이, 양념치킨, 달고나처럼 길거리 음식으로 분류되던 메뉴들이 대거 포함되고 있다. 영화, 드라마, 음악 등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면서 다양한 한국 음식들 또한 널리 알려지면서다. K푸드가 특급호텔 메뉴로 속속 편성되는 이유다.
이색적인 인룸다이닝 메뉴는 특히 외국인들에게 인기다. 조선팰리스가 지난 4월 개편한 인룸다이닝 신규 메뉴 14종 가운데에는 색다른 한식 식사 5종이 새롭게 포함됐다. 임금님 수라상, LA갈비정식, 왕갈비탕, 수라간 육회비빔밥, 우리돼지쌈정식 등이다. 수제소시지가 올라간 치즈떡볶이도 정식 메뉴로 올랐다.
오랫동안 외국인 투숙객이 선호하는 인룸다이닝 메뉴는 양식 위주였다. 아시안 카테고리도 일식, 중식 등으로 구성돼 왔으나 최근 K푸드의 인기로 한식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조선팰리스도 한식 카테고리를 만들고 ‘임금님 수라상’과 같은 정통 한식부터 ‘우리돼지쌈정식’처럼 친숙한 요리까지 다양한 한식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조선팰리스 관계자는 “인룸다이닝을 주문하는 외국인 투숙객 세 명 중 한 명꼴로 한식 메뉴를 선택한다”며 “한 달여 운영해본 결과 한식 메뉴에 대한 선호도와 반응이 외국인 투숙객 중심으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그니엘 부산도 외국인 관광객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K푸드를 정식으로 출시했다. 트러플 안심 짜파구리, 양념치킨, 소고기와 전복주먹밥, 달고나 바닐라 식혜 무스 등을 단품 또는 한상 세트로 이용할 수 있다. 짜파구리와 달고나는 시그니엘 부산이 지난 4월 ‘2030 세계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부산을 방문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에게 제공한 스페셜 메뉴였다. 영화 ‘기생충’에 나온 짜파구리와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달고나를 시그니엘 부산의 콘셉트에 맞게 준비했다. K푸드 메뉴들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직접 맛을 본 외국인 투숙객들이 호평하고 있다”며 “영화에 나온 메뉴가 맞는지 묻거나 조리 방법을 묻는 등 관심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역 특색을 입힌 이색 메뉴도 외국인들에게 인기다. 서울 중구 을지로 중심에 위치한 포포인츠 조선 명동은 ‘골뱅이 튀김’을 라운지에서 즐길 수 있도록 선보이고 있다. 골뱅이를 이용한 각종 요리는 을지로에서 특히 유명하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떡볶이나 짜파구리 등의 음식은 호텔과 바로 연상되는 메뉴는 아니지만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