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 뚫리면 대한민국이 뚫립니다. 마약은 국경 단계에서 적발하지 못해 국내에 들어와 유통되면 추적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10배의 노력으로도 적발이 어렵습니다.”
인천공항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탐지조사요원으로 근무하는 정혜원 관세행정관은 지난 1일 이같이 말했다.
인천공항본부세관은 우리나라 관세 국경 최일선에서 365일 쉼 없이 마약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 압수된 마약류의 상당 부분은 이곳에서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마약 밀반입은 주로 여행자 휴대품과 특송화물, 국제우편 등을 통해 이뤄진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관세청이 적발한 마약 밀수는 총 205건, 213kg이다. 하루 평균 2건, 1.8kg인데 이는 필로폰 기준으로 6만여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전년 동기 대비 적발 건수는 45건(18%) 감소했지만, 적발 중량은 52kg(32%)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천공항본부세관 마약조사3과에 따르면 샴푸통 안에 액상형 합성대마를 숨기거나 사탕이나 알약 형태로 마약을 만들어 시리얼이나 과자 봉지 안에 섞어 들여오는 등 정상 제품으로 위장해 특송물류로 들어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은닉돼 반입되는 마약을 차단하기 위해 세관에서는 마약 등 반입금지 물품을 선별, 검색, 검사 3단계로 구분해 적발한다. 우범 여행자 및 화물에 대해 사전 정보분석을 실시하고 마약탐지견과 엑스레이 판독기, 이온스캐너 등 과학검색장비를 사용한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마약탐지견 에어로와 함께 수화물 탐지활동을 하는 정희찬 관세행정관은 “탐지견은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사람이 할 수 없는 영역의 활동을 한다”며 “대한민국이 마약청정국 지위를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사진·글 권현구 기자 stow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