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5일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임명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과거 SNS 발언 논란으로 9시간 만에 사퇴하면서 민주당을 향한 비난의 파고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 등 거듭된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 인사를 모셔왔지만, 인사 검증 과정은 물론 임명 직후 발생한 논란에 대한 대응까지 화를 더욱 키우기만 했다.
이 이사장이 지난 2월 페이스북에 ‘자폭된 천안함’이라는 표현을 썼던 사실이 현충일을 하루 앞둔 이날 밝혀지며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해촉 등 조치 연락이 없으면 내일 현충일 행사장에서 천안함 유족, 생존 장병들이 (이재명 대표를)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최 전 함장에 대한 권칠승(사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의 반응은 논란을 더욱 증폭시켰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고위전략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무슨 낯짝으로 그런 얘기를 하는거냐. 부하들을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며 “원래 함장은 배에서 내리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후 공지를 내고 “당직 인선과 관련해 천안함 유족 및 생존 장병의 문제 제기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책임도 함께 느껴야 할 지휘관은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하는 수석대변인이 할 말이 아니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란을) 수습해야 할 대변인이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은 왜곡된 인식이 민주당 전체에 팽배해 있다는 것”이라며 “막말에 막말을 더한 권 수석대변인은 대변인 직에서 물러나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지난달 14일 의원총회에서 결정한 당 쇄신 작업은 위기에 봉착한 모습이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이재명 흔들기’에 나섰다.
한 비명계 재선 의원은 “지명을 철회하고 대국민 사과하고 개선책까지 발표했어야 하는데, 타이밍을 놓쳤다”며 “이재명 리더십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비명계 초선 의원도 “그런 사람을 데려다 놓고 혁신하겠다는 건 코미디”라며 “정말 논란 발언에 대해 몰랐다면 검증 시스템도, 당도 개판이라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있는 한 이런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1년 동안 당을 망가뜨리는 일밖에 한 게 없다. (이 대표) 본인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환 박장군 신용일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