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끝에… 83년 역사 인제대 서울백병원 문 닫는다

입력 2023-06-06 04:04
연합뉴스

서울 중구에 있는 인제대 서울백병원이 경영난 끝에 83년 만에 폐원 수순에 들어갔다.

5일 서울백병원에 따르면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태스크포스(TF)팀은 최근 “의료 관련 사업은 모두 추진 불가능해 폐원이 최선이며 병원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거나 매각이 불가피하다”며 폐원안을 제출했다.

서울백병원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이상 적자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처음으로 73억원의 손실을 보며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16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까지 누적 적자는 총 1745억원에 이른다. 서울백병원의 적자는 그동안 상계백병원·일산백병원·부산백병원·해운대백병원 등 ‘형제 병원’ 4곳이 번 이익으로 충당해왔다.

서울백병원은 경영난 타개를 위해 2016년부터 경영정상화 TF팀을 구성하고 인력과 병상수 감축, 외래 중심 병원 전환, 병실 외래 공사 등에 나섰지만 적자 해소에 실패했다. 몇 차례 진행한 외부 경영 컨설팅의 결과도 “폐원 후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었다고 한다.

인제의료원 재단 본원으로의 상징성을 갖는 서울백병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립 공익법인으로 1941년 설립된 백인제외과병원을 시초로 한다. 1975년 지하 2층 지상 13층에 총 350병상 규모로 완공된 서울백병원은 당시 국내 최대 종합병원이었다. 병원 측은 폐원 이후에도 직원 393명에 대한 고용은 그대로 승계한다는 방침이다. 인제학원 소유인 건물과 부지 활용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