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의견이 미국 의회에서 제기됐다. 북한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을 갖춘 핵무장국으로 다루고, 동맹 간 억지력 강화와 제재 감시에 나서야 한다는 전직 국방부 당국자 주장도 나왔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터너(사진)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은 4일(현지시간) ABC방송에서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데 사실이라고 믿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렇게 믿고 있다”며 “현재 북한은 핵무기 능력, 미국을 타격하고 뉴욕시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도 무기가 있고 그들도 무기가 있다”며 “북한과 관련한 억지력 개념은 죽었다”고 말했다.
터너 위원장은 그러면서 “우리는 억지력 플러스 방어력(deterrence plus defense)으로 가야 한다. 이는 공격적인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뉴욕주 포트드럼 기지에 제3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 문제를 언급하고 “우리는 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터너 위원장은 “우리는 북한 문제와 관련한 책임을 중국에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지난 3월 하원에서 뉴욕주 포트드럼 기지의 제3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 문제에 대해 막대한 비용 문제를 언급한 뒤 “전략적으로 가치가 있느냐가 문제인데 나는 북한에서 오는 미사일 위협 때문에 개인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차관보도 북한의 미사일 능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특파원단과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 도발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은 시험이 필요한 단계를 지났고, 이제 훈련이나 인공위성 발사 같은 임무 수행 차원에서 발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최근 발사가 실패했지만 이를 통해 얻은 정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 강화에 사용돼, 실제로는 학습의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ICBM 역량을 갖춘 핵 무장한 북한이라는 현실을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 역할론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수십년간 노력했지만, 중국은 북한을 상대로 경제적 지렛대를 사용하지 않고 북한 정권을 지탱하기로 선택했다”며 “중국은 북한의 동맹이고, 여전히 많은 면에서 북한 정권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중국이 북핵 문제를 당사자 간 사안으로 보고 있고, 국제 사회의 관심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핵 문제를 키우지 않도록 개별 국가 간 문제로 치부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은 북핵을 북미 간, 남북 간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그래서 중국이 북한을 문제로 인식하게 해 그들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는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