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올해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 의존도를 50% 미만으로 줄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국 관계에서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아닌 디리스킹(탈위험화)을 추구한다고 밝혔지만 기업들의 자발적 탈출 러시로 중국이 ‘세계의 공장’ 지위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 컨설팅 기업 커니가 미국 무역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리쇼어링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아시아 국가(한국, 일본 제외)로부터 수입한 제조품 중 중국산은 50.7%로 나타났다. 10년 전인 2013년에 비해 70%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때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감소했지만 베트남 인도 대만 말레이시아에서의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 조치의 가장 큰 혜택은 베트남이 봤다. FT는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은 지난 5년 동안 두 배, 지난 10년 동안 세 배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패트릭 반 덴 보쉬 글로벌 분석 책임자는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수입에서 중국 비중이 올해 말에는 확실히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 물동량도 이런 움직임이 반영됐다. 캐나다 물류정보업체 데카르트에 따르면 미국 전체 컨테이너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월 42.2%에서 올해 3월 31.6%로 감소했다. 반면 지난 4월 인도와 태국의 비중은 지난해 2월 대비 각각 4.1%, 3.8% 증가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으로부터의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을 추구한다”며 “이는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경제와 기술 등에서 경쟁하는 것과 그 경쟁이 갈등이나 대립으로 치닫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 사이에는 아무 모순이 없다”며 “언젠가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다시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