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구제역이 발병하면서 잠깐 올랐던 한우 도매가격이 내리다 다시 오름세다. 그래도 여전히 지난해보다는 낮다. 소비자들의 한우 소비량은 큰 변화가 없는데 코로나 팬데믹 기간 사육 물량이 계속 늘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한우 할인 행사로 소비 촉진에 나섰다.
4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한우 지육(1등급) 1㎏ 도매가격은 1만4655원으로 전년 대비 24.9%, 전월 대비 6.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달 10일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1㎏ 도매가격이 1만4833원(12일)에서 1만5033원(16일)으로 14.15% 급등했으나 확산세가 잡히면서 가격이 내린 것이다. 지난 1일 기준 한우 지육(1등급) 1㎏ 도매가격은 소폭 올라 1만5518원이 됐지만, 가격은 여전히 전년(1만9644원) 대비 21.0% 내린 수치다.
한우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는 공급 과잉이 꼽힌다. 코로나19 시기에 소비자들이 집밥을 선호하며 한우 가격이 강세를 보였고 농가의 입식 및 번식 의향이 늘면서 사육 마릿수가 늘게 됐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등급판정을 받은 한우는 총 37만542마리로 전년 동기(33만4442마리) 대비 1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은 증가하는데 소비자들의 한우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한우 등 국내산 소고기의 재고량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재고량이 많은 부위는 설도(157%), 양지(148.6%), 목심(145.3%) 순으로 나타났다.
유통업체들은 대규모 할인 행사를 열고 소비 촉진에 팔을 걷어붙였다. 홈플러스는 육육(肉肉)데이(6일)를 맞아 7일까지 ‘WOW한우페스타’를 열고 한우를 최대 50% 할인한다. 롯데마트도 7일까지 ‘1+등급 한우 전품목’과 ‘마블나인 인기 구이류’를 엘포인트 회원을 대상으로 40% 할인 판매한다. 이마트는 육육위크 행사를 열고 6일까지 한우를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우의 도매가격이 내려도 인건비 등이 반영된 소비자 가격 하락 폭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재고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할인 행사를 주기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정한 기자 j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