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이 떠받쳐 3000도 가능” VS “금리·경기 우려에 박스권”

입력 2023-06-05 04:05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1년 만에 2600선을 탈환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추가 상승 여부에 쏠리고 있다. 3000선도 가능하다는 전망과 더 이상의 상승은 어렵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오는 등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린다. 미국의 기준금리뿐 아니라 단기 급등한 반도체주 수급 변화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19포인트(1.25%) 오른 2601.36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26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6월 9일(2625.44) 이후 약 1년 만이다. 외국인 수급이 지수를 뒷받침했다. 지난달까지 13조3899억원어치 코스피 종목을 사들인 외국인은 이달에도 2거래일 동안 총 3645억원 순매수를 하며 매수세를 유지했다.

증시의 불안 요소였던 미국 연방정부 부채한도 협상이 합의에 이르며 향후 2년간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사라진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를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재정 책임법’에 서명했다. 미 재무부가 디폴트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한 5일을 단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

외국인 수급은 반도체 대형주에 쏠렸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0조6713억원, 1조5872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전기차 관련 종목인 현대차(1조2139억원)와 삼성SDI(1조390억원), LG에너지솔루션(4540억원) 등은 물론 JYP엔터(3414억원)와 와이지엔터(1579억원) 등 엔터주도 외국인의 주요 매수 대상이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전고점 수준인 3000선도 돌파 가능하다는 전망이 올해 처음 제시됐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등 주요국 소비가 구매력 제고와 맞물려 이에 따른 실적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추가 상승은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증권은 3분기에 지수 상단이 2500선으로 낮아졌다가 4분기에 들어서야 다시 2600선을 회복하는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변수가 남아있는 데다, 경기둔화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증시가 부침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엇갈리는 전망 속 시장 참여자들은 각자 상승과 하락의 근거를 찾기에 분주하다. 당장 오는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정될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중요한 근거 중 하나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 트레이더의 74.7%가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25.3%는 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전망하고 있다.

FOMC에 앞서 1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물가지표인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금리인상 여부의 핵심 변수다. 이달 CPI 지수가 시장의 바람처럼 둔화한다면 6월 금리동결 가능성은 더 커진다. 반면 시장 예상치에 들어맞지 못한다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며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이 수요 증가 등 호재에 비해 주가 상승이 빨랐다”며 “단기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