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이자율이 증권사에 따라 최대 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돈을 빌려도 증권사에 따라 연 3.90%에서 7.90%까지 차이가 났다. 앞으로 신용융자 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증권사의 이자율 책정 전략도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장 높은 신용융자 이자율을 요구하는 증권사는 하나증권으로, 연 7.90%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7.50%)과 유진투자증권(7.50%)도 이자율 상위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매수증권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을 뜻한다. 은행에서 빌리는 것보다 이자율이 높지만, 절차가 간편하다. 단기간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판단하는 종목에 개인 투자자들이 신용융자를 사용한다. 증권사는 기간별로 금리를 다르게 운용 중인데, 이번 이자율 집계는 투자자들이 몰리는 구간으로 꼽히는 1~7일 비대면 융자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자율 상위 증권사의 절반도 안 되는 이자율을 제시한 곳도 있었다. 현대차증권과 상상인증권은 3.90%의 이자를 받아 업계 최하위였다. 한국투자증권(4.00%)과 교보증권(4.40%) 등도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처럼 10% 넘는 이자율을 책정한 곳은 없었다. 올해 초 금융당국이 은행 등 금융권의 과도한 예대마진 추구를 비판한 여파로 신용융자 이자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자율이 낮은 증권사의 경우 7일 이내에 차익을 실현하려는 개인 투자자 수요를 파악해 해당 구간에 낮은 이자율을 제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신용융자의 재원이나 이자율 책정 방식은 사별로 큰 차이가 없다”며 “고객유치 전략 등에 따라 금리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신용융자 이자로 가장 이익을 많이 낸 증권사는 키움증권이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신용융자 이자 수익으로 588억원을 내 가장 많은 수익을 냈다. 다음은 미래에셋증권(554억원) 삼성증권(545억원) 등 순이었다.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 29곳의 전체 신용융자 이자수익은 360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보다 2.86% 증가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