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날아드는 우크라 포탄… 젤렌스키 “대반격 준비는 끝났다”

입력 2023-06-05 04:06
우크라이나 포병 병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에서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박격포를 발사한 뒤 귀를 막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초 이번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바흐무트를 러시아에 빼앗겼지만 최근 이 일대에서 반격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벨고로드주는 수도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불과 450여㎞ 떨어진 곳이다. 지난 5일간 이 지역은 전쟁 상태에 놓인 우크라이나 영토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자유군단 등 친우크라이나 반군 세력의 공격으로 로켓포탄과 미사일이 수시로 길거리와 건물로 날아들고 있다는 것이다.

주도인 벨고로드시에서 영어학원 강사로 일하는 루슬란씨는 NYT에 “모든 게 완전히 바뀌어버렸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간혹 우크라이나 측의 공격이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그는 “지금 시내 곳곳에서 벌어지는 광경은 진짜 전쟁이 났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고 했다.

인구 4만명의 국경도시 셰베키노는 친우크라이나 반군세력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자신들을 러시아자유군단 소속이라 밝힌 반군은 미국산 장갑차와 다연장로켓포,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셰베키노를 공격한 뒤 SNS에서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의 손아귀에서 해방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란 메시지를 남겼다.

친우크라이나 세력의 공격은 군사기지뿐 아니라 민간 건물과 도로, 주민 시설 등에도 가해지고 있다. 이에 벨고로드 주민 상당수는 집을 비우고 주 정부가 마련한 안전지대와 임시대피소로 향한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가 받은 공격이 소규모이거나 단발적인 형태였다면 이번 반군의 공격은 규모 면이나 전장의 범위에서도 매우 조직적이고 대규모”라고 전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임박했다는 설이 제기됐던 대반격 작전에 대해 “우리는 이제 모든 준비를 다 마쳤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진행된 WSJ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희생이 발생하겠지만 우리는 (대반격 작전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강력히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얼마나 큰 희생이 생길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겠다”며 “솔직히 말해 다양한 방식으로 (전쟁의 향배가) 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러시아에 맞서지 못한다면 저들은 더욱더 정복의 발자국을 앞으로 더 내디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은 동부 격전지인 바흐무트 인근 전투에서 러시아군이 ‘상당한 손실’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시르스키 사령관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우리 군은 계속 싸워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최근 바흐무트를 어렵게 점령한 러시아 사설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2일 러시아 정규군에 도시를 넘기고 자신의 병력 99%가 철수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