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 경보 진짜라면… 외우세요, 식량·식수·침구·지하

입력 2023-06-01 00:02
국민일보DB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이모(39)씨는 31일 출근 준비 중 ‘대피하라’는 문자를 받고 곧장 여행용 가방을 꺼내 들었지만 막상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웠다고 했다. 서울의 새벽을 뒤흔든 경계경보 대피령에 시민들이 가장 많이 꺼낸 질문은 ‘어디로 대피하느냐’였다.

실제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했을까. 우선 가까운 ‘지하 공간’을 찾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 행정안전부 국민행동요령에 따르면 민방공 경보는 적의 공격이 예상되거나 공격이 있을 때 발령된다. ‘경계경보’와 ‘공습경보’, 화생방 공격이 있을 때 발령되는 ‘화생방 경보’ 등이 있다. 이날 서울시가 낸 경보는 경계경보였다.

경계경보가 발령되면 TV나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정부 안내를 따라야 한다. 즉시 대피할 준비가 필요하다. 어린이와 노약자는 상황에 따라 미리 대피해야 하며, 식량이나 응급약품 등의 비상용품은 대피소로 옮겨야 한다.

전문가들은 실제 경계경보 발령 시 무작정 어디론가 이동하기보다는 지정된 대피 장소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까운 대피 장소를 평소에 알아두는 게 좋다. 구체적인 대피소는 재난안전정보 포털앱 ‘안전디딤돌’이나 국민재난안전포털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항공기·유도탄 또는 지·해상전력에 의한 공격이 예상될 때에 발령되는 경계경보 시에는 지하 공간이 안전하다. 인근 민방위 대피소나 지하철역, 지하 주차장, 대형건물의 지하시설 등으로 대피할 수 있다. 아파트의 경우에도 지하 주차장이나 건물 지하의 민방위 대피소를 이용하면 된다.

인파가 밀집한 극장 운동장 버스터미널 백화점 등에서는 영업을 중단하고 고객들을 순차적으로 대피시켜야 한다. 차량 운전 중이라면 대피 준비를 하면서 천천히 운행하고, 고가도로나 도심지 진입은 삼가야 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재 도시 상황에서는 너무 먼 거리를 이동하는 대피는 불가능하다. 주변 지역에 있는 안전한 지정 대피 장소로 우선적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