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석 ‘경쟁 캠프서 돈’ 정보 얻고 宋 지지율 하락하자 돈봉투 살포”

입력 2023-05-31 04:04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당대표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경쟁 선거캠프의 금품 제공 정보가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돈봉투 살포’ 배경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이 의원이 공개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검찰은 송영길 캠프가 돈봉투를 뿌리게 된 이유로 송 전 대표에 대한 전국 대의원 지지율이 그해 1월 이후 하락 추세를 보였던 점을 꼽았다. 홍영표·우원식 의원 등 경쟁 후보와 격차가 좁혀져 투표 기간인 4월 28일~5월 2일 대의원 지지율이 역전될 위험이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이 의원은 윤 의원 지시로 작성된 ‘조직본부 요청사항’ 행동지침을 전달받았다. 전국 대의원뿐 아니라 지역 주요 오피니언 리더와 핵심 권리당원들에게 송 전 대표를 지지하도록 연락하라는 내용이었다.

검찰은 그 무렵 윤 의원이 경쟁 후보 캠프의 금품 제공 소문을 입수한 것으로 본다. 윤 의원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그가 4월 24일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에게 “경쟁 후보 캠프에서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린다고 하는데 우리도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언급한 내용이 담겼다. 강씨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송 전 대표 보좌관 박모씨에게 이런 상황을 공유했다.

이후 이씨는 같은 달 27일 여의도 한 중식당 주변에서 윤 의원에게 현금 300만원씩이 든 봉투 10개가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를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윤 의원은 이튿날 오전 국회 외교통상위 소회의실에서 이 의원을 비롯한 현역의원 10명에게 봉투를 나눠줬다는 게 검찰 결론이다. 검찰은 윤 의원이 강씨에게 ‘총알’을 더 요청했고, 당일 오후 경선캠프 사무실에서 이씨에게 돈봉투 10개를 추가로 받은 것으로 본다. 이 봉투들은 윤 의원이 29일 직접 의원회관을 돌며 살포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씨가 윤 의원에게 2차례 돈을 전달한 뒤 보좌관 박씨에게 “윤. 잘 전달”이라는 텔레그램 메세지를 보냈다고 영장 청구서에 적었다.

윤 의원은 이에 “부당한 야당 탄압용 기획수사”라는 입장문을 냈다. 이 의원은 “검찰이 막무가내식 인신구속으로 사태를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