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가 전월 대비 0.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6개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주택 구매 수요가 바닥을 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현상 유지를 하고 있는 아파트와 달리 빌라 등 ‘아파트 외 주택’은 거래가 뚝 끊긴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전세 사기 여파까지 맞물린 탓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가 전월 대비 66가구(0.8%) 증가한 8716가구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매달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미분양 주택 수가 2개월 연속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달 미분양 주택 수는 전월 대비 739가구(1.0%) 감소한 7만1365가구로 집계됐다.
악성 미분양이 증가하는 것은 다세대나 다가구, 오피스텔 등 아파트 외 물량 거래가 사실상 실종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월 아파트 외 주택 매매 거래 누적 건수는 4만377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8%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아파트 누적 거래 건수는 12만3069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5%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갭투자 여건이 악화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고금리 기조 속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찍은 데다 전세 사기 여파로 세입자마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은 전월 대비 17.0% 감소한 26만4200건에 그쳤다.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택을 구매할 유인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부동산 경기 악화는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을 통해 올해 연간 건설투자가 전년 대비 0.7%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주택 경기 둔화뿐 아니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 확대, 신규 착공 위축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