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세르비아 긴장 격화… 나토군 25명 부상

입력 2023-05-31 04:05
세르비아계 주민들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평화유지군(KFOR)이 29일(현지시간) 코소보 북부 즈베찬 시청사 앞에서 충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발칸반도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코소보에서 소수 민족인 세르비아계 주민들과 정부가 무력 충돌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코소보 북부 즈베찬에서 시청사 진입을 시도하던 세르비아계 주민들과 이들을 해산시키려던 코소보 경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평화유지군(KFOR) 간 몸싸움이 벌어져 나토군 최소 25명이 다쳤다. 나토는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이라며 시위대를 강력히 규탄했다.

코소보에서는 지난 4월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보이콧했던 북부 4개 지역 지방선거에서 투표율 3.5%로 알바니아계 후보들이 선출되면서 민족 간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북부는 세르비아와 관계를 유지하려는 세르비아계가 몰려 사는 지역이다. 코소보 인구 180만명 중 알바니아계는 92%, 세르비아계 6%다.

새로 선출된 알바니아계 시장들이 지난 26일 코소보 경찰의 도움을 받아 사무실에 입주하려고 하자 세르비아계가 이를 막으려 했고, 그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다. 29일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지자체 건물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면서 갈등 수위가 올라갔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이번 사태로 세르비아인 5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 중 3명은 중태”라고 밝혔다. 비오사 오스마니 코소보 대통령은 “북부를 불안정하게 만들라는 부치치의 명령을 수행한 자들은 반드시 정의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