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영웅’ 스토리 상병 고향 오던 날 “미국은 결코 영웅을 잊지 않는다” 추도사

입력 2023-05-31 04:02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루터 스토리(상단 사진) 상병의 유해 안장식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앤더슨빌 국립묘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6일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이 6·25전사자 유해 감식과정에서 확인한 ‘신원 미상’ 유해 1구가 스토리 상병으로 확인되면서 그는 전사 72년8개월 만에 고국에서 영면하게 됐다. 연합뉴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병사 루터 스토리 상병(당시 일병)이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기념식이 열린 29일(현지시간) 고향인 조지아주 아메리쿠스 인근 앤더슨빌 국립묘지에 73년 만에 안장됐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위로했던 유족 주디 웨이드(아래 사진) 여사의 삼촌이다.


조지아주 방위군 부관참모인 토마스 코튼 소장은 이날 추도사에서 “오늘은 미국이 결코 우리의 영웅을 잊지 않는다는 것으로 실제로 보여주는 날”이라고 말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스토리 상병은 돈을 벌기 위해 나이를 속여 16살 군에 입대했다. 1950년 미군 2사단 제9보병연대 1대대 알파 중대에 배속돼 한국전에 투입됐다. 그의 부대는 그해 9월 1일 경남 창녕 낙동강 아곡리 인근 방어선 전투 도중 북한군 3개 사단에 포위당해 공격받고 있었다. 미군은 필사의 탈출 작전을 시행했고, 스토리 상병(당시 일병)은 적의 진입을 늦춰 동료의 탈출을 돕기 위한 작전을 수행했다. 미 정부는 이듬해 부친에게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수여했다. 그러나 스토리 상병의 유해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달 6일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APP)이 6·25전사자 유해 감식과정에서 과거 한국에서 발굴된 ‘신원 미상’ 유해 1구가 스토리 상병의 것으로 확인했다. 전사한 지 72년 8개월 만이었다.

스토리 상병의 공적은 지난달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전 전사자 신원확인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널리 알려져 지역사회 관심이 쏟아졌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