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 배상윤, 영상 통화로 수사 상황 챙겨

입력 2023-05-30 04:03
연합뉴스

배상윤 KH그룹 회장이 해외 도피 중인 상황에서도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영상회의 등을 통해 회사 임직원들로부터 국내 수사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은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검찰은 친위대 노릇을 한 임직원 2명을 구속하고 배 회장을 겨냥한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최근 범인도피 등 혐의로 구속한 KH그룹 총괄부회장 우모씨와 수행팀장 이모씨를 상대로 배 회장 해외 도피 지원 방식과 경위, 수사 상황 보고 내용 등을 집중 조사 중이다. 우씨 등은 동남아 지역에 머무는 배 회장의 국내 ‘소통 창구’로 알려졌다. 배 회장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한국 음식을 공수하고, 현지 호화 리조트 등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배 회장은 4000억원대 배임과 600억원대 횡령 혐의,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의혹 등을 받는다. 그는 지난해 6월 사업상 목적을 이유로 하와이로 출국한 뒤 여전히 귀국하지 않고 있다. 배 회장은 검찰이 지난해 12월 그룹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돌입하자, 국내의 임직원들과 수시로 영상 통화와 원격 회의를 하면서 수사에 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배 회장의 자진 귀국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고, 검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배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린 상태다. 검찰은 그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조사 상당 부분을 마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KH그룹 관계자는 “배 회장이 그룹 계열사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 매각 작업이 끝나는 대로 자진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