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섹션 증면 바람직한 변화… 기업·상품 다룰땐 객관성 필요”

입력 2023-05-26 04:06
국민일보 독자위원회 한헌수 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본사 대회의실에서 독자위 회의를 하며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 위원장, 조정희 권순우 민경찬 위원. 이한형 기자

국민일보 독자위원회는 24일 서울 여의도 본사 대회의실에서 올해 세 번째 회의를 열었다. 한헌수(숭실사이버대 총장) 위원장과 권순우(한국자영업연구원장) 민경찬(비아출판사 편집장) 조정희(법률사무소 청한 대표변호사) 위원, 송세영(국민일보 편집국 부국장) 간사가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선 지난 3월 신설된 ‘국민경제’ 섹션과 ‘인구가 미래다’ 등 기획특집들에 대한 평가가 많이 이뤄졌다.


한헌수 위원장=지난 3월 경제섹션을 신설하면서 지면이 4면 늘었다. 정보량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늘어난 것 같다. 바람직한 변화다.


권순우 위원=짧은 시간에 양적으로 팽창하면 질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경제섹션에 특정기업이나 제품의 홍보성 기사가 종종 보인다. 불가피한 측면도 있겠지만 과도하면 객관성이나 중립성이 손상될 수 있다. 개별 기업이나 상품을 다루더라도 전체적인 트렌드나 맥락을 짚어주면 그런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민경찬 위원=경제 기사들은 아직 진입장벽이 높은 것 같다. 정보가 압축돼 있어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온라인 기사에서라도 더 친절하게 설명해주면 좋겠다.

한 위원장=경제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기사도 좀 더 친절했으면 좋겠다. 간호법이 최근 큰 이슈였는데 쟁점이나 문제점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못했다. 부산 엑스포 관련 기사에서 경제유발효과가 64조원이라고 했는데 근거가 뭔지는 제대로 소개가 안 돼 아쉬웠다. 부산 엑스포 관련해서 한마디만 더하면, 국가적으로 중요한 행사임은 분명하지만 1960~70년대 식으로 사람들 동원하고 밀어붙이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필요하다고 본다.

민 위원=‘자립준비청년에 희망디딤돌을’ 기획은 좋은 시도다. 찾아보니 국민일보가 꽤 오랫동안 자립준비청년에 관심을 갖고 캠페인성 기사를 출고해왔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됐다. 신문의 사명이 여러 가지인데 시사적인 사실 보도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소홀한 부분을 조명해 관심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한 가지만 개선하면 좋겠다. 온라인으로 기사를 검색했을 때 기사 하단에서 관련기사를 찾아볼 수 있게 레이아웃을 정리해주면 좋겠다.


조정희 위원=5월 5일자 월성원전 핵원료 이송 사고를 단독 보도했는데 인상 깊게 봤다. 원전은 정치적 편향에 따라 입장이 나뉘는 이슈인데 객관적으로 문제점을 짚어서 좋았다. 사고 경위나 위험성, 개선점 등을 더 구체적으로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권 위원=생활서비스 물가, 치킨값 등이 오를 때 부정적으로만 접근하는 것 같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입장에선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는 건데 ‘치킨의 배신’ 같은 제목을 달고 ‘천원의 밥상’과 대비시키면 나쁜 사람처럼 보인다. 우리는 수십 년간 서비스물가가 안정돼야 한다는 세뇌를 많이 받았다. 수출제조업의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수 생활서비스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있다. 형편이 어려운 가맹점주나 자영업자가 많다. 신중하게 다루면 좋겠다.

민 위원=영국 찰스3세 대관식 때 종교적 의미를 미션면에서 상세하게 잘 다뤘다. 다른 신문은 상대적으로 가십거리를 많이 다뤘는데 국민일보만의 강점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한 위원장=스승의 날에 많이 보도됐는데 다시 태어나도 교사가 되겠다고 답한 교사의 비율이 급감했다. 교육 현장과 사회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교사할 사람, 다음세대 책임질 사람이 없을 거라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일회성 보도에서 벗어나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교권 회복을 위해선 뭐가 필요한지 등을 깊이 있게 다뤄보면 어떨까.

권 위원=OECD의 한국 노동생산성 통계 다시 나온다는 기사가 좋았다. 한국정부에서 OECD에 통계를 제공해주고 있었는데 어느 날 통계가 끊겼다. 국민일보가 이를 잘 지적했고 정부가 움직였다. 언론의 힘인 것 같다. 납품단가 연동제 관련해 공정위를 질타하는 기사도 잘 짚었다. 중요한 이슈였지만, 다른 언론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다. 지방의원들 외유성 출장을 고발하는 기사도 좋았다. 다른 매체와 달리 대안까지 제시한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조 위원=‘20대 회사원 민준은 어떻게 보이스피싱 두목 됐나’ 기사가 흥미 있었다.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근 다양화되는 보이스피싱 피해사례와 수법을 집중 보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권 위원=‘말끝마다 MZ세대, 듣는 MZ 짜증난다’기사를 재미있게 봤다. 세대간 편가르기의 문제점을 잘 보여줬다. ‘말끝마다 아재꼰대, 듣는 아재꼰대 짜증난다’도 똑같이 게재하면 어떨까. 서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한 위원장=챗GPT가 화제인데 이건 빅데이터 문제로 연결된다. 중국계 SNS인 틱톡을 둘러싼 논란도 빅데이터 소유권 문제다. 세계적으로 빅데이터 확보 전쟁이 치열하다. 금융 교육 건강 등 모든 데이터가 연결된 우리나라에선 빅데이터가 잘 관리되는지, 다른 나라에 넘어가는 건 없는지 점검해보면 좋겠다.

정리=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