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 복된교회(박만호 목사)는 예배가 있는 주말뿐 아니라 주중에도 붐비는 교회다. 교회 내 드림센터에 영어회화 피아노 댄스스포츠 등 문화수업이 매일 열린다. 어린이도서관과 놀이공간, 카페도 갖춰져 있어 어린 자녀를 둔 지역주민이 즐겨 찾는다. 박만호 목사는 “2015년 3040세대 성도를 위한 ‘디모데 공동체’를 시작하면서 드림센터를 열고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강좌를 개설했는데 주변 학부모의 반응이 좋았다”며 “놀이공간인 ‘아이드림’은 여전도회 바자회 수익금으로 조성했는데 지역 미취학 아동에게 인기가 좋다”고 했다.
지역사회, 특히 3040세대에게 호응을 얻는 복된교회 사역은 25일 서울 동작구 상도중앙교회에서 열린 ‘제17회 바른신학 균형목회 세미나’에서 3040세대 목회 우수 사례로 소개됐다. 한국교회지도자센터(한지터·대표 박종순 목사)가 개최한 세미나 주제는 ‘3040세대 목회 가이드라인’이다. 한국교회의 ‘허리 세대’지만 결혼과 육아, 직장 스트레스 등으로 신앙생활에 소홀한 이들을 위한 목회 방안을 논의키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에선 3040세대를 품기 위해 한국교회도 기업처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치에 관심을 갖고 더 나은 세상에 기여하는 ‘복음적 ESG 사역’ 개발에 나서자는 주장이 나왔다. 신형섭 장로회신학대 기독교교육학 교수는 ‘3040세대에 대한 기독교교육학적 이해’ 발표에서 “3040세대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데 돈과 시간을 쓰길 선호한다”며 “교회가 마을 및 사회와 선한 연대를 이루고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데 계속 힘쓴다면 이들은 교회 사역에 자발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생태계 복원과 이상기후 문제, 안전사회 이룩, 사각지대 해소 등 지금 우리 사회가 마주한 여러 과제에 3040세대가 기독교적 시민의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을 교회가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이들이 신학적 관점에서 ESG 가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과정과 실천 방안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3040세대를 겨냥해 교회 자체만을 위한 사역보다 소외 이웃과 지역사회를 섬기는 사역에 더 무게를 두자는 제안도 나왔다. ‘신학자가 제안하는 3040세대 목회’를 발표한 홍인종 장로회신학대 실천신학 교수는 “교회가 봉사나 사회공헌 등 의미 지향적 사역을 하려면 종교적 활동보다는 이웃과 소통하고 외로운 이들을 돌보는 돌봄목회에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웃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수행하는 것과 복음을 전파하고 선교하는 것, 이 두 가지 교회의 정체성이 균형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홍 교수는 “전도와 선교를 목적으로 사회봉사를 하는 것처럼 비치면 복음의 진성성이 손상될 수 있다”며 “인간에 대한 사랑과 관심으로 교회 사역을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