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美서 대통령실 도청했나”… 조태용 “인정하지 않는다”

입력 2023-05-25 04:03
조태용(왼쪽) 국가안보실장이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에게 귀엣말을 하고 있다. 조 실장은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에서 대통령실을 도청했다고 하는데 인정하는가’라고 묻자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현규 기자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미국 정보기관의 대통령실에 대한 도·감청 의혹, 간호법 제정안 등을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회 운영위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 등을 대상으로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정기국회 국정감사 이후 반년 만이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등 수석 전원이 참석했다. 국가안보실에서는 조태용 실장과 김태효 1차장 등이 자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미국 정보기관의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에 대해 공세를 쏟아냈다. 김병주 의원은 “미국에서 심각하게 이 사항을 바라보고 있고, 김태효 차장은 ‘미국이 만날 때마다 유감 표시를 했다’고 했는데 이건 (미국이 도·감청을) 인정한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대통령실을 도청했다고 하는데 인정하는가’라고 묻자 조태용 실장은 “인정하지 않는다”며 “도청인지 아닌지는 조금 더 파악해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간호법 제정을 공약했는지를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간호법을 공약한 건가 안 한 건가. 공약을 잘못하면 ‘상황을 모르고 얘기를 했다. 죄송하다’ 이렇게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대기 실장은 “공약 안 하셨다”며 “대통령께 팩트를 직접 물어봤다”고 답했다.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수석대변인이었던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이) 간호협회 행사에 갔을 때 간호법 안에 서명을 하라고 했는데 거부하셨다”며 “간호법을 공약을 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문제에도 맹공을 퍼부었다. 김 의원은 “5·18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사에서 윤 대통령은 ‘5월 정신은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발언했다”면서 “그런데 대통령실은 ‘원 포인트’ (개헌으)로 포함하자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국면전환용 꼼수’라고 폄하했다”고 비판했다. 김대기 실장은 “‘원 포인트’보다 종합적인 비전을 갖고 전체적인 모습을 논의한 다음 하면 어떨까 싶다”고 답변했다.

여야는 회의 시작부터 고성을 주고받았다. 조 실장이 업무보고 자료에서 문재인정부를 겨냥해 “상대(북한)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 힘에 의한 평화를 구축할 것”이라고 표현하자 김 의원이 “왜 과거를 폄하하나”라고 따진 것이다. 조 실장은 물러서지 않고 “가짜 평화란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정부의 한·미·일 연쇄 정상회담 성과 등을 두고 여야가 마찰을 빚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의 정상외교 슈퍼위크가 성공적으로 끝났다”면서 “역대급 정상외교가 펼쳐졌다고 평가한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전 세계는 우리나라를 ‘글로벌 호구국가’ ‘글로벌 호갱국가’라고 보지만 정부·여당만 글로벌 중추국가라고 주장한다”고 날을 세웠다.

박민지 박성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