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타다’ M&A 4파전… 현대차그룹 포티투닷도 참전한다

입력 2023-05-25 04:04
타다 인스타그램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를 둘러싼 인수·합병(M&A)이 뜨거워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회사인 포티투닷이 타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타다의 새 주인 자리를 둘러싼 전선은 ‘4파전 양상’을 띤다. 포티투닷, 진모빌리티(IM택시), 더스윙, 우티는 타다 지분 60%를 보유한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2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포티투닷은 타다 경영권 확보 또는 지분투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가 인수 추진을 주도하고 있고,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도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포티투닷은 자율주행 시대로 이행함에 따라 지각변동을 일으킬 ‘차량 호출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린다. 타다를 통한 대형 프리미엄 택시시장 진출을 출발선으로 고려 중인 것이다. 다만, 포티투닷 측은 “타다 인수 참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업계에서는 포티투닷에 타다는 매력적 매물이라고 평가한다. 차량을 1000대 이상 운행하면서 자율주행 도로 데이터를 모을 수 있고, IT 기술에 기초한 애플리케이션을 현대차·기아 고객을 겨냥한 통합 서비스 소프트웨어로 활용할 수도 있다. 여기에다 타다는 직영체제(택시면허를 직접 보유)인 IM택시와 달리 가맹택시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노조 부담이 적고, 택시면허 보유에 따른 기업가치 고평가 부담이 없다.

타다는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무덤’으로 불렸던 한국에서 입지전적 성과를 냈다. 11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을 2018년 내놓았고, 출시 9개월 만에 가입자 수 100만명을 돌파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2020년 이른바 ‘타다금지법’(개정 여객법 시행령) 통과로 차량 호출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잃었다. 현재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 점유율 90%를 웃돌며 압도적 1위다.


타다 인수에 뛰어든 또 다른 경쟁자인 IM택시는 카카오모빌리티와의 경쟁 구도에 방점을 찍고 있다. IM택시는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사실상 독점하는 중형택시가 아닌 대형 프리미엄 택시 시장에서 카카오T벤티, 타다 넥스트 등과 경쟁 중이다. IM택시는 타다와 합병해 대형택시 호출시장에서 확고한 1등이 되겠다는 걸 목표로 한다. 관건은 자금이다. 신생 사모펀드(PEF)인 오션프론트에서 IM택시의 타다 인수에 필요한 투자금 1000억원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협상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오션프론트의 성공적 자금조달이 협상의 전제조건이다. IM택시가 외부에서 투자 유치를 마치기 이전에는 토스 측과 구체적 계약을 논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유 킥보드 업체인 더스윙도 타다 인수에 관심을 보이지만, 자금이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더스윙은 타다와 합병한 뒤 직영 차량을 확대할 계획인데, 최대 500억원가량이 추가로 필요하다. 더스윙은 주주들에게서 자금을 끌어들이고 외부 투자자를 모집하는 중이다. 우티는 주주 간 견해 차이로 ‘인수 추진력’이 비교적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티는 우버와 티맵모빌리티가 각각 지분 51%, 49%를 보유한 합작회사다. 티맵모빌리티 주도로 타다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우버에서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칼자루’를 쥔 토스는 결제시스템 확장을 핵심 조건으로 고려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타다 지분을 누구에게, 얼마에, 얼마나 매각할지 등은 완전 미정이다. 토스의 결제 기반 확대라는 측면에서 어디와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