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신인왕 레이스 ‘영건들 어깨 싸움’

입력 2023-05-25 04:03

프로야구 신인왕 레이스가 다시 한번 투수들의 경쟁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뉴 페이스’들이 맹활약하며 소속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이 추세라면 올해 수상자도 투수 쪽에서 나올 공산이 크다.

성적이 비슷하다는 가정하에 상대적으로 주목받는 건 프로에 갓 입단한 순수 신인이다. 그중에서도 통상 선발투수가 유리하다고 여겨진다. 이 같은 측면에서 경쟁을 이끄는 둘은 KIA 타이거즈 윤영철과 SSG 랜더스 송영진이다.

먼저 치고 나간 쪽은 송영진이었다. 처음부터 선발로 낙점받은 건 아니었지만 에니 로메로 등의 이탈로 로테이션에 빈자리가 생기면서 기회를 얻었고 이를 제대로 움켜쥐었다. 2라운드 지명자임에도 4월 5경기에서 18.2이닝을 던져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93으로 신인 중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다만 이달 들어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다는 점이 아쉽다. 5월 두 경기에서 프로 데뷔 이래 최다인 4실점씩 기록하면서 평균자책점이 3.95까지 뛰었다.

윤영철은 시즌 초반보다 페이스를 점차 올리고 있다. 김종국 감독의 선택을 받아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고 첫 두 경기에선 조기에 마운드를 떠났으나 이후 이날 전까지 4경기 연속으로 5이닝 이상 책임졌다.

선발진에 둘이 있다면 불펜에선 LG 트윈스 박명근이 고졸의 무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3라운드 전체 27번으로 경쟁자 중 가장 낮은 순위에 지명된 그는 염경엽 감독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어느덧 LG 불펜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거듭났다. 이날 전까지 20경기에 나서 1승 무패 3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95로 쏠쏠한 활약을 선보였다.

성적에선 다소 밀리지만 한화 이글스 김서현과 SSG 이로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김서현은 전체 1순위라는 상징성과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가 강점이다. 이로운도 지난 19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전까진 7경기 연속 무자책 행진을 이어가며 순항 중이었다.

순수 신인 중 타자로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후보는 롯데 김민석이 사실상 유일하다. 휘문고 시절 ‘포스트 이정후’로 불리며 내야수 최대어로 평가받았던 그는 프로에서 외야로 주로 나서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한 달 새 성적이 크게 향상된 점이 특히 고무적이다. 지난달 0.196에 그쳤던 타율은 이달 14경기에서 0.333로 뛰어올랐다.

중고 신인들의 기세도 무섭다. 선두 주자는 두산 베어스 투수 김동주다. 이날 경기 전까지 34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규정 이닝을 충족했다고 가정할 시 리그 5위에 해당하는 정상급 기록이다.

이름이 같은 한화 문동주는 아직 경쟁자들보다 성적이 떨어지지만 토종 투수 최초로 시속 160㎞ 광속구를 던지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NC 다이노스 이용준은 2승 1패 평균자책점 2.45로 3년 차 신인왕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KIA 최지민은 새로운 불펜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